3기 ‘모디노믹스’ 높은 실업률·고물가 과제 [Hello India]
단독 과반 실패...파트너 입김 세질듯
‘2047 선진국 달성’ 친기업 행보 지속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인도국민당(BJP) 주도하는 여권 연합이 4월 19일부터 6주간 진행된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는 2029년까지 세 번째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BJP가 단독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정 파트너들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실업률 등 경제 고속 성장 부작용에 대한 민심 이반이 드러나면서 3기 ‘모디노믹스(모디식 경제정책)’는 일자리 창출과 질적 성장 등의 과제도 안게 됐다.
5일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BJP가 주도하는 여권 국민민주연합(NDA)은 하원 의석 543석 중 293석을 확보해 과반을 가까스로 넘겼다. 5년 전 총선 때 확보한 353석과 비교해 60석이 줄어들었다. BJP 단독으로는 240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지 못했다. 반면 야당연합은 231석을 차지해 선전했다는 평을 받는다.
모디 총리는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국민은 세 번 연속으로 NDA에 믿음을 부여했다”며 “이는 역사적인 위업”이라고 총선 승리를 선언했다.
NDA는 과반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단독 개헌이 가능한 362석을 넘기는 데는 실패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400석을 노리던 NDA에 293석짜리 승리는 패배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밀란 바이슈나브는 “정책 입안 뿐만 아니라 내각 구성에도 야권의 영향이 들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모디 총리의 BJP가 단독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연정을 꾸리기 위해 NDA를 구성하는 소수 정당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블룸버그는 “차기 정부를 꾸릴 때 동맹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압승을 예상했던 집권당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경제 성장 부작용이 배경으로 꼽힌다. 모디 총리는 집권 10년 동안 고속 성장을 일궜지만 실업률,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이터는 “BJP는 실업이 이번 총선 결과를 낸 중요한 요인임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17%에 육박하면서 젊은 유권자를 떠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부 추산 결과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7.0%로, 직전 분기 16.5%보다 소폭 상승했다.
전체 실업률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인도 전체 실업률은 4월 기준 8.1%로 3월의 7.4%보다 높았다. 높은 경제성장에도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보다 실업률(6%)이 오른 것이다. 로이터는 “모디 총리는 2014년 첫 집권 당시 20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으나, 실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치솟은 식품 물가도 문제다. 지난해 말부터 식품 인플레이션은 8%를 넘어 9%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4월 식품 물가는 8.70%로, 3월 8.53%보다 크게 치솟았다. 주식인 곡물 물가가 8.63%를 기록했으며, 폭염으로 채소 가격은 27.80% 폭등했다. 모디 총리는 물가를 막기 위해 쌀, 밀 등 곡물과 일부 채소 수출을 금지했지만, 인플레이션을 멈춰 세우진 못했다.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3기 모디노믹스는 저소득층 생활 개선, 물가, 실업률 등 경제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는 일자리 창출, 지원금을 공약으로 내건 야당연합과 손을 맞잡을 수 있다.
모디의 공약인 ‘2047년 선진국 달성’을 위한 친기업 행보도 계속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앞으로 모디가 반도체, 전기차 산업 등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노동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 스타트업 육성, 인프라 구축, 중국을 뛰어넘는 제조업 발전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이다.
남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쿠겔은 “모디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무패 신화 아우라를 잃어버렸다”면서도 “그래도 모디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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