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선수, 3명 살리고 세상 떠났다…“함께 한 모든 순간이 선물”

지난 2004년 말레시아에서 열린 인라인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고 김대철씨의 모습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라인 전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김대철(44)씨가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귀중한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3월 15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뇌사상태였던 김대철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월 13일 갑상선 수술을 받은 부위 이상으로, 응급차로 병원 이송 중 심정지가 발생해 뇌사상태가 됐다. 김 씨의 가족들은 기적과 같은 희망을 품고 회복을 바랐지만 점점 상태가 악화하자 마지막 가는 길이 의미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설명했다.

서울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씨는 책임감이 강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을 잘 챙겨주는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또한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리더십이 있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다.

김 씨는 어릴 적부터 어그레시브 인라인 타는 것을 좋아해서 매일 연습도 하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며 인라인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인라인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사업장을 따로 운영했으며, 대한익스트림스포츠 연맹 이사로 활동하며 많은 사람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하고 기증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김 씨를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간 좋은 사람으로 많은 분들이 오래오래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씨의 아내 김연희 씨는 “여보, 지난 19년 동안 함께 나눈 사랑과 행복한 기억들 잊지 않고 살아갈게. 당신과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우리에겐 선물이었어.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 모두 지켜줘. 당신은 듬직하고 다정한 최고의 아빠이자 남편이었어. 사랑해”라고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