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은 위험해” 호텔·패션·서비스까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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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여파가 유통 전방위로 가격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뿐만 아니라 패션, 화장품, 급식, 호텔 등 소비자와 맞닿는 다양한 분야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인상 압력을 주도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식사 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 서비스 제공 비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바로 가격을 조정하기보다 성수기 등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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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에 화장품 원재료도 껑충
고물가 여파가 유통 전방위로 가격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뿐만 아니라 패션, 화장품, 급식, 호텔 등 소비자와 맞닿는 다양한 분야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패션업계는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부담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면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속옷, 양말이 대표적이다. SPA브랜드 위주로 판매되고, 생활필수품에 가까워 구매율도 높아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인 면화 가격이 상승하고, 해외 생산 공장에서 제품을 가져오는 물류비까지 올라 전체적인 생산 비용이 상승했다”면서 “물가 안정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더라도 하반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면화는 ICE 선물거래소에서 올해 3월 작황 부진으로 인한 공급 우려와 소비 증가로 파운드당 전년 대비 15% 오른 99.68센트였다. 이후 파운드당 70센트대까지 하락했지만, 이상기후가 변수로 떠올랐다. 협회 관계자는 “주요 산지의 기후가 좋지 않아 생산 우려로 5월 넷째 주에는 전주 대비 2.1% 올랐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치솟았다. 지난달 24일 기준 SCFI는 2703으로, 지난해 11월(1000)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해당 지수가 2700선을 넘어선 건 2022년 9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의류기업의 가격 인상은 장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의류기업은 생산 공장과 제품 출시 1년 전에 계약을 맺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계약 당시 물가를 반영해 책정한 가격이 지금 상황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다음 계약을 갱신할 때 여러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계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립스틱, 로션 등 기초 화장품 생산에 사용하는 팜유를 전량 수입한다. 팜유는 기름야자에서 추출하는 원재료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주요 생산국이다. 엘니뇨 등 이상기후가 뚜렷할수록 팜유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다.
타 업계도 가격 인상 부담은 마찬가지다. 특히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인상 압력을 주도하고 있다. 최저시급은 2022년 9160원에서 지난해 9860원으로 2년 만에 7.6% 올랐다. 물가 당국은 올해 4월 기준 농축수산물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0.6% 뛰었다고 밝혔다.
단체급식업계도 식자재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작년보다 6.9% 올랐다.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단체급식 업체 관계자는 “식자재 단가와 인건비가 오른 만큼 객단가도 인상될 수밖에 없다”며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 재계약 때 고객사와 가격 조정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숙박과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업계도 비용 부담이 커졌다. 대다수 호텔은 투숙객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도 뷔페·바 등 식음료 서비스를 병행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식사 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 서비스 제공 비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바로 가격을 조정하기보다 성수기 등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로 시작된 원자재 생산 변화가 전체적인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전 산업 분야에서 가격 인상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석준 기자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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