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패총서 국내 최초 ‘2세기’ 배 유물 발견
[KBS 광주] [앵커]
청동기 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걸쳐 있는 유적으로 알려진 해남 군곡리 패총에서 흙으로 빚은 배 모양의 유물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2세기에 벌써 구조를 갖춘 배가 항해를 했다는 추론이 가능해 학술적 의미가 남다릅니다.
보도에 허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남군 송지면 군곡리의 패총 유적지입니다.
목포대학교 박물관이 지난해 10월부터 9차 발굴 작업에 나서 흙과 조개를 분리하는 등 유물 분류 작업이 한창입니다.
8만 3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해남 군곡리 패총은 국내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마한 생활유적지입니다.
1986년 첫 발굴이 시작된 이후 이곳에서는 중국 신나라 동전을 비롯해 외래 유물이 다수 발견되면서 고대 국제 무역항 기능을 했던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배와 관련된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번 발굴조사에서 길이 9.3cm의 흙으로 만든 배 모양 유물이 출토된 것입니다.
간척지로 매립되기 전 해남군 송지면 백포만 일대가 국제 무역항이었음을 입증하는 유물이 나왔다는 평갑니다.
[이정호/동신대학교 K-남도문화학과 교수 : "이미 철기 시대부터 돛대를 사용하는 아주 발전된 형식의 선박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고요. 이게 고대 연안 항로 연구에서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 군곡리 패총이 한반도 서남부의 가장 끝단에서 일종의 무역항의 역할을…."]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배 모양 유물은 5세기 가야 것인데 이보다 무려 300년이나 앞섭니다.
이 밖에도 옛 항아리 무덤인 '옹관묘'에서 유아 인골과 치아가 발견됐고, 제사 의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뚜막과 아궁이 모형이 출토돼 학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귀형/목포대학교박물관 조사원 : "향후 앞으로의 조사에서는 이 유적지 주변에서 배 선박과 관련한 시설 이런 정박지들도 확인하는 조사들을 추가로 이어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남 군곡리 패총의 발굴 진행은 8% 수준.
앞으로 추가 발굴이 이뤄지면 더 많은 유물이 출토될 가능성이 커 고고학계의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허재희 기자 (to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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