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HBM '2라운드'…젠슨 황 "삼성 HBM 퀄테스트 실패 아냐"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테스트 실패설을 직접 부인했다. 황 CEO는 향후 삼성전자 HBM을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할 가능성도 시사하는 등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제공한 HBM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 없다"며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황 CEO는 삼성전자 HBM이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일간의 보도에 대해 직접 부인하며 "테스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으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에서 필수적인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인 반도체로 엔비디아 등에서 생산하는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관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향후 엔비디아로의 납품 여부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BM 테스트를 위해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 12단(H)을 개발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낸 상태로 엔비디아의 퀄테스트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인증은 호황을 누리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도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준 사례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그래픽 처리장치(GPU)인 '루빈' 출시 일정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개발 중인 7세 HBM4 양산 로드맵을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 시기를 당초 2026년에서 1년 앞당긴 내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지난달 2일 이천 사업장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12단 HBM4의 양산 시기는 기존 2026년에서 1년 앞당긴 2025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HBM4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가 3%대 상승하고 있다. 5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400원(3.18%) 오른 7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강세는 황 CEO의 발언이 향후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납품 기대감을 높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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