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포어스, 변재석 대표 해임…경영권 분쟁 향배는
"리튬 전문성 없는 이사 진입 시도…선임 막아야"
"전웅 대표 경영 문외한…결과물 없이 주주 기만"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리튬포어스가 전웅·변재석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최대주주인 고 변익성 회장의 유가족과 전웅 대표이사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운명을 가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튬포어스는 전날 전웅·변재석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전웅 대표가 현재 이사회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하며 변재석 대표의 직위를 해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튬포어스는 지난해 10월 회사의 최대주주였던 변익성 회장이 사망하면서 변 회장의 배우자인 신은숙씨, 아들 변재석 전 대표 등 특수관계인과 전웅 대표이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리튬포어스는 오는 20일 임시주총에서 변희조, 김동석, 박상진, 심재영 등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변재석 전 대표 측 주주제안으로 올라와 있다.
오는 20일 주총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지분율이 높은 변 전 대표 측이 승기를 잡으며 이사회 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변 전 대표 측은 현재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인 리튬인사이트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리튬인사이트의 리튬포어스 지분은 21.53%에 달한다. 변 전 대표 또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리튬포어스 지분 5.19%를 들고 있다. 반면 전 대표의 지분율은 0%다.
이와 관련, 전 대표는 고 변익성 회장이 생전 성공적인 리튬 사업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이사진 선임을 막아달라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변 회장의 작고 후 약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유가족들이 리튬인사이트가 발행한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을 청구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고, 곧바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해 리튬포어스 또한 집어삼키려 한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최근 입장문에서 "리튬인사이트에 새로 선임된 이사와 이번에 리튬인사이트가 추천한 리튬포어스 이사 후보자들의 이력에서는 리튬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리튬인사이트 경영권 변동 이후로 당사의 리튬 사업 추진을 우려할 만한 일들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리튬포어스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변희조씨는 변재석 전 대표이사의 동생으로 추정된다. 1994년생인 변 씨는 컬럼비아대 대학원 심리학과 석박사 과정을 거친 후 현재 스토리몹과 블랭크페이지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김동석씨는 성균관대 한문학과 초빙교수를 지낸 이후 한문교육학회 이사 등을 거쳐 현재 법고창신 출판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리튬 관련한 경험은 전무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전 대표는 포스코그룹 리튬 연구 총괄책임자 출신으로 국내 리튬 기술 권위자로 평가 받고 있다.
전 대표는 특히 유가족이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할 상속세 납세를 위해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리튬인사이트는 보유 중인 리튬포어스 600만주를 상속세 연부연납 납세 담보로 제공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전 대표는 "리튬인사이트는 법인이므로 상속세 납부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점, 변재석, 변희조의 주식 일부도 동일한 납세 담보로 제공된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유가족이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할 상속세 납세를 위해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며 "저는 리튬인사이트의 소수주주로서 회사의 재산이 위와 같이 납세 담보로 제공된 경위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변 전 대표는 경영에 대해 문외한인 전 대표가 최근 리튬가격 폭락 등 시장 예측 오류와 현실을 무시한 채 공장건설 추진 등 경영에 미숙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변 전 대표는 전날 주주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변 전 대표는 "전웅 대표는 뚜렷한 자금 조달 방안 없이 2000억원이 소요되는 공장 건설을 강행하고, 공장 완공이 요원한데도 원재료부터 매입해 평가 손실을 내고 있다"며 "정작 필요한 대기업과의 계약이나 협상은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이 없는 등 결과물 없이 실체가 없는 허언으로 주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기존 경영진의 전횡을 통제하고 합리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2차전지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리튬포어스의 가치를 제고하고 지난 과오를 바로잡을수 있도록 임시주총 의안 중 정관변경의 건은 반대의견을, 이사선임 건에 대해서는 찬성의견을 표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리튬포어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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