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HUG 믿고 계약했는데.. 보증 취소 임차인만 99세대”

<부산전세사기피해자 (익명)>
-HUG, 임대인 위조로 보증 일방 취소.. 임차인이 확인할 방법 전혀 없어
-HUG, 상급법원 판단 필요하다며 항소.. 2심 끝날 때까지 보증금 못 돌려받아
-1심 판결금 우선 지급? 보증금이 아니라 소송 비용으로 보여
-보증보험 취소만 99세대 가량.. 면제된 100세대는 소송도 못해
-정부안, 선순위 임차인에 다소 유리.. LH 매입? 피해자들 10년 거주하고 싶지 않을 것
-200억 사기치고 최대 형량 10년? 1년에 20억짜리 사업, 사기죄 형량 너무 낮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 진행자 > 이번에는 전세사기 문제 좀 돌아보겠습니다. 지난달 28일이었는데요. 부산의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우리가 흔히 HUG라고 부르는데요. 이 HUG가 보증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내려졌지만 HUG가 엿새 만에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를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피해자들 또 울리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따라붙고 있는데요. 관련 당사자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애청자 여러분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인터뷰 시작을 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OOO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일단 우리 선생님 같은 경우 어떤 식으로 피해를 입었는지 간략하게 말씀을 들었으면 좋겠는데요. 이게 신혼집이었다고 제가 들었는데 맞습니까?

☏ OOO > 네, 저는 2021년에 결혼을 해가지고 신혼집으로 이 투룸 전셋집을 구했습니다.

☏ 진행자 > 그러고 나서 그런데 어떻게 피해를 입으셨어요?

☏ OOO > 21년 8월부터 임대사업자는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게 의무화가 되어서 제가 임대인한테 이 보증보험에 가입 좀 해달라 이렇게 부탁을 계속 드렸고 2022년 12월 달에 HUG 보증보험이 가입이 됐었고 1년 동안 보증해준다고 HUG가 보증서도 발급을 했었고요. 근데 2023년 8월에 갑자기 HUG가 보증이 취소됐다고 통보를 알려왔습니다. 그때부터 임대인은 잠적했었고 저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없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 진행자 > 그럼 보증이 취소된 이유를 뭐라고 설명을 했어요? HUG 쪽에서는.

☏ OOO > 일단 처음에는 임대인의 개인정보 때문에 취소 사유를 알려줄 수 없다고 계속 그렇게 답변을 받았었는데요. 결국에 알고 보니까 임대인이 보증보험 가입할 때 가입요건이 있는데, 그 가입요건을 맞추기 위해서 일부 세대의 임대차계약서에 보증금을 위조 해가지고 HUG에 제출했던 겁니다.

☏ 진행자 > 위조해서 HUG에 제출한 걸 임차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확인하고 검증할 방법은 없는 거잖아요.

☏ OOO > 네, 맞습니다. 저희는 임대인의 개인정보가 들어가 있고 다른 임차인 분들의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어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습니다.

☏ 진행자 > 임대인이 위조계약서를 가지고 했기 때문에 HUG 입장에서 우리는 보증금 보증 못해준다 이런 얘기가 됐던 거고, 그래서 재판 갔던 거고 그래서 1심 재판부에서는 보증금 지급하라는 판결 내렸던 거고,

☏ OOO > 네.

☏ 진행자 > 그런데 HUG는 왜 또 항소한대요, 이유가 뭐래요?

☏ OOO > 아직 정확한 항소이유서는 제가 받지를 못했는데, 어제자로 언론에 인터뷰한 거를 보니까 상급법원의 판단이 또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했었더라고요. HUG 관계자가.

☏ 진행자 > 뭔 판단이요?

☏ OOO > 상급법원이요?

☏ 진행자 > 그래요. 그러면 상급법원에서 또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보증금 못 돌려받고 그냥 계속 그 상태로 있어야 되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OOO > 저랑 제가 선임했던 변호사님하고 얘기를 나눠봤는데 일단 2심이 끝날 때까지 돌려받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 진행자 > 그럼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OOO > 지금 일단 피해 건물에 계속 살고는 있고요. 저희는 여기 산 지는 3년이 넘고 있는데 한 1년 정도만 있다가 아파트나 이런 거 알아봐서 이사를 가려고 했었는데 지금 당장에 저렇게 보증금이 묶여 있으니까 저희는 여기서 거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꿈같은 신혼 기간이 악몽이었던 거 아닙니까? 그러면.

☏ OOO > 그렇습니다. 저희 진짜 이 집에서 미래를 꿈꿔가면서 아이는 둘 낳고 넓은 집으로 이사 가자 이러면서 여기서 정들고 있었는데 그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집에 들어오기도 싫고 계속 생각나니까 이 집에서 계속 살기가 저한테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고 있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그 자체가 상처의 공간인데 거기 계속 머무르라고 하는 것 자체도 사실은 고문이죠. 따지고 보면. 근데 아무튼 HUG는 항소 결과가 나오기 전 1심 판결금을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혹시 이런 이야기 전해 받은 거 전혀 없습니까?

☏ OOO > 네, HUG 측에서 전달받은 거는 전혀 없고요. 그리고 1심 판결금이라는 게 저희한테 보증금을 이행해 준다는 게 아닌 걸로 파악이 되거든요.

☏ 진행자 > 무슨 말씀이세요?

☏ OOO > 1심 판결금이라는 게 제가 소장을 제기하면서 냈던 인지대 송달료 이런 것들을 일단 패소를 했으니까 그걸 먼저 지급을 해놓고.

☏ 진행자 > 아, 소송비용.

☏ OOO > 네, 소송비용을 말하는 걸로 파악을 했습니다. 저는.

☏ 진행자 > 보증금이 아니라

☏ OOO > 네, 1심 판결금이라는 용어가 애매하게 들리는데 소송비용을 패소한 쪽이 부담하기로 했으니까 이게 2심 기간 동안 법정 이자가 붙는다고 하더라고요. 송달료랑 인지세에 대해서. 그거를 이자를 막기 위해서 미리 선지급을 해놓고 항소를 진행하겠다, 이런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 진행자 > 1심 판결금이 그런 의미다, 이러면 설령 그거 지급되도 아무 도움 안 되는 거잖아요.

☏ OOO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우리 선생님 같은 또 다른 피해자들이 계신 거잖아요.

☏ OOO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얘기는 좀 들어보셨어요? 어떤 상황인지.

☏ OOO > 지금 저희 피해자 분들이 오픈채팅으로 소통하고 있는 분들은 180명 정도 되고요. 지금 저처럼 보증보험에 가입이 됐다가 취소가 된 세대들이 99세대 정도 있고 그리고 위조된 계약서 제출이 돼가지고 보증보험 가입이 면제가 된 호실들이 100세대 정도 되거든요. 총 199세대. 그래서 보증보험이 가입이 면제된 호실들은 HUG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증보험이 가입됐다가 취소된 세대들은 저랑 소통하시는 분들은 총 77세대가 민사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 진행자 > 그래요. 처음으로 돌아가서 임대인이 HUG하고 계약을 했는데 위조계약서를 들이밀었다라는 게 문제의 발단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위조계약이기 때문에 무효고 따라서 우리는 임차인들한테 보증금 못 돌려준다 이런 얘기잖아요. 간단히 HUG 얘기는. 그러면 그 책임을 임차인도 져야 된다는 주장인데, 변호사나 이런 분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이런 HUG의 주장에 대해서.

☏ OOO > 일단 HUG가 주장하는 건 민법상 보증계약, 그리고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 이런 식으로 용어가 있고 저희가 주장하는 건 아니거든요. 법률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변호사님도 그렇고 다른 변호사들도 말씀 들어봤는데 이건 대법원 판례에서도 이런 비슷한 보증계약에서 보증보험의 성격이 강해서 임차인들이 전세계약을 맺었고 HUG의 보증 보험을 믿고 임차인들이 전세계약을 맺었고 계약 연장을 하는 등의 이해관계가 형성됐으니 그걸로 HUG는 보증을 취소해서 임차인들한테 보증금을 못 돌려준다, 이거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라고 변호사들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소를 제기하고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어요?

☏ OOO > 제가 소를 제기한 게 작년 10월 20일에 했고요. 근데 지금 올해 5월 28일에 판결을 받았습니다.

☏ 진행자 > 오히려 다른 재판 사례에 비해서는 그나마 빨랐던 것인데도 거의 반년 걸렸던 거잖아요. 근데 만약에 2심 가고 대법원까지 가버리면 그 기간 동안에 계속 그 집에서 살아야 된다는 얘기가 되는 거잖아요.

☏ OOO > 네, 맞습니다. 여기서 계속 있어야 됩니다.

☏ 진행자 > 근데 우리 선생님은 하루라도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 이런 말씀이신 거고.

☏ OOO > 네, 여기 들어오면 항상 소송 진행 내용이나 임대인이 어떻게 공판 진행 중인지 이런 것밖에 생각이 안 들어서 저한테는 굉장히 스트레스가 되거든요. 집에 있는 게.

☏ 진행자 > 이번 소송 건만 아니라 얼마 전에 정부가 LH가 나서서 그 문제의 이걸 사들인 다음에 피해자들한테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요지의 방안을 내놓은 바가 있잖아요. 그러면 전세사기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그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거겠네요.

☏ OOO > 조금 복잡한 관계들이 많은데, 저희 집 같은 경우에는 근저당이 많이 설정된 집이어서 최초 낙찰가로 LH가 낙찰을 받아도 저희들한테 돌아오는 보증금은 조금 적은 편이거든요. 그게 이해관계가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어가지고 지금 정부안으로 내놓은 건 선순위 채권 임차인한테 조금 유리한 부분이 있어서 저희는 권리분석이 필요하긴 한데 어떻게든 그런 방안을 내주시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살짝은 들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근데 돈도 돈이지만 지금 말씀하시는 게 이 공간 자체가 트라우마의 공간이라는 거잖아요. 지금 선생님 말씀은. 근데 계속 그 공간에서 계속 살라는 얘기잖아요. 정부 대책은.

☏ OOO > 네, 10년 동안 비용 지출 없이 살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아마 대부분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이 집에서 당장 나가고 싶어 하지 10년 동안 거주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정부 대책이라고 하는 게 물리적 피해만 생각을 했지 정신적 상처는 전혀 고려를 안 하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 얘기는.

☏ OOO >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정부에게 요구하고 내지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 뭐가 있을까요?

☏ OOO > 일단 지금 계속해서 정부여당하고 야당하고 먼저 선구제 후회수를 해주느니 지금 정부안으로 하자느니 양쪽이 너무 대립이 돼 있는데 좋은 점은 어떻게 빼가고 같이 융합시키고 나쁜 점은 버려버리고 이런 식으로 두 개의 안이 서로 결합이 되었으면 저는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조금 더 제가 임대인을 고소하면서 본 건데 사기죄 형량이 너무 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임대인이 총 200억을 편취를 했다 이렇게 나오고 있는데 사기죄 최대 형량이 10년이거든요. 저희가 농담 삼아 계속하는 얘기가 10년만 살다 오면 200억을 어디 숨겨놨을 수도 있으니까 1년에 20억짜리 사업하고 있는 거다 이렇게 해가지고 자기들도 사기 칠 걸 이러면서 그런 농담을 하거든요. 사기에 대한 양형 기준도 강화가 돼야 될 것 같고 진짜 전세제도 문제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데 그걸 개편하는 방안으로 진행이 같이 돼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진행자 > 신혼이신데 이런 피해를 당하시고, 부인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OOO > 지금 많이 힘들어하면서 일은 하고 있지만 계속 조금 그렇습니다. 상황이.

☏ 진행자 > 지금 신혼이니까 미래 계획 참 아름답게 꾸미고 있을 그런 시기잖아요. 그런데 미래 계획이니 이런 게 지금 없겠네요. 그러면.

☏ OOO > 일단 항소장이 접수가 됐으니까 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소송 싸움을 해야 되고, 저희는 정확히 언제쯤 이사를 갈지 이런 거를 계획을 전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너무 힘듭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래도 힘내시라는 말씀밖에 제가 드릴 게 없네요.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 OOO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부산의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 만나봤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