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한테 지는 1위···KIA의 ‘롯데 미스터리’
4일 현재, KIA는 상대전적에서 5개 팀에 앞서고 4개 팀에 뒤져 있다. 상위권의 LG(4승2패) 두산(5승1무3패)에 앞서고 NC(8승1패) 키움(4승) 한화(4승1패)에는 크게 앞선다. 반면 삼성(2승3패) KT(4승5패) SSG(2승4패) 롯데(2승4패)에 살짝 뒤져 있다.
그런데 이 중 롯데에 당한 4패는 매우 치명적이다. 2위권 팀들에게 1~2경기 차로 계속 쫓기는 와중에 ‘약팀’으로 분류되는 롯데를 유난히 이기지 못해 불안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KIA는 개막 직후였던 26~27일 2승을 거둔 뒤 롯데를 상대로 4연패에 빠져 있다. KIA는 4월9일부터 1위에 올랐다. 롯데는 시즌 10승을 5월 들어서야 할 정도로 시즌 초반 부진했다. 지금도 탈꼴찌 경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위 팀인 KIA가 최하위 팀인 롯데를 만나 4연속 패배했다. 오히려 롯데는 선두 KIA만 만나면 꼴찌에서 9위로 올라간다.
힘차게 출발한 KIA는 5월부터 수많은 고비들을 넘어가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 고비 넘었다 싶으면 다른 고비가 등장하기를 반복한다. 그 중 하나가 롯데와 대결이다.
KIA는 지난 5월21일 사직 3연전에서 롯데를 두 달 만에 만났다. 당시 2위 NC에 1경기 차로 쫓긴 위기에서 NC와 정면 격돌해 3연전을 스윕해놓고 바로 다음 롯데를 만나 3연전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공교로운 대진으로 두산과 NC를 다시 만나 5승1패, 또 NC 3연전을 쓸어담으며 다시 기세를 올렸으나 지난 주말 KT를 만나 1승2패, 그리고 4일에는 롯데 3연전의 첫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희한할 정도로, 롯데를 만나면 못 친다. 5월 이후 4연패 한 롯데전에서 KIA는 타율 0.237밖에 치지 못했다. 4경기에서 득점은 9점에 그쳤고, 5월에만 30홈런을 쳤지만 롯데전에서는 한 개도 치지 못했다. 5월에 롯데 상대 출루율이 0.265로 가장 낮은 팀이 KIA다.
박찬호(16타수 8안타)와 김도영(17타수 6안타) 외에는 5월 이후 롯데 상대 3할 이상 친 타자가 없다. 특히 기둥 최형우가 이 롯데와 4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나성범(16타수 4안타), 소크라테스(13타수 2안타) 등 중심타자들이 롯데만 만나면 갑자기 침묵한다. 5월21~23일 3연전에서 반즈, 박세웅, 윌커슨을 차례로 상대하며 3연패 당한 KIA는 4일에는 윌커슨에게 시즌 첫 완봉승을 헌납하며 0-6으로 완패했다.
KIA는 팀 타율 1위(0.290)를 계속 지키고 있다. 4일 현재 팀 OPS(출루율+장타율) 8할을 찍고 있는 유일한 팀이지만 5월 이후로는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핵심 타자들의 기복이 크다. 롯데를 만나면 내림세가 확연해진다.
정규시즌 1위를 해낸 팀들은 보통 중상위권과 상대전적이 엇갈린다. 하위 팀에 우위를 내주고 1위를 지키기는 상당히 어렵다. KIA는 팀당 마주하는 16경기 중 롯데와는 아직 6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4연패를 하는 바람에 1위인데도 맞대결의 기 싸움에서 우위를 내주려 하고 있다. 그 기복을 빨리 극복해야 1위를 지킬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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