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페이스] 김선형을 닮고 싶은 원건... 기회는 무조건 온다고 믿습니다

조원규 2024. 6. 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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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깜짝 활약을 펼친 새 얼굴을 소개합니다. 말 그대로 한두 경기 깜짝 활약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땀으로 얼룩진 유니폼이 있습니다.

출전 시간 8분, 2득점.
중앙대 원건의 작년 대학농구리그 기록입니다. 한 경기 기록이 아닙니다. 시즌 기록입니다. 2점 슛 5개를 시도해 1개만 성공했습니다.
 

▲ 5월 29일 고려대와 경기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원건 


지난 29일, 이 선수가 대학 최강 고려대와 경기에서 19점을 넣었습니다. 2점 슛 9개를 던져 7개를 넣었습니다. 3점 슛과 자유투 포함 14개의 슈팅 시도 중 10개가 림을 통과했습니다.

원건의 롤모델은 국가대표 가드 김선형입니다. 김선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김선형의 슛을 따라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고려대와 경기 후 다수의 농구 커뮤니티에 원건의 플레이에서 김선형을 연상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안성으로

김선형을 꿈꿨던 소년은 김선형의 모교로 진학했습니다. 중앙대입니다. 양형석 감독의 권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운 좋게 예비 순번으로 입학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김선형의 모교니까요.

이것이 짧은 농구 인생의 최대 시련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선배 이주영, 강현수, 김휴범과 동기 유형우, 이경민 등 비슷한 포지션에 쟁쟁한 선수들이 있어 원건에게 허락된 시간이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농구를 그만둘 생각을 했습니다.

“저 선수들을 이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재중을 졸업했는데 배재고에 진학하지 못했어요. 중학교 졸업할 때 키가 162센티였습니다. 유급을 하라는 얘기도 들었죠. 그때도 포기한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 고려대와 경기 후 승리의 세레모니

 

지방 학교는 선수난이 심각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한 선수가 적습니다. 키는 작지만, 초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했고 스피드와 탄력이 좋은 원건을 광주고가 눈여겨보았습니다. 농구를 찾아 어린 나이에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집안 형편이 좋지는 않아요. 농구로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그만둔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 많이 방황했죠. 나는 농구로 안 되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저 운동 그만둘래요

이중원 중앙대 코치에게 농구를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이 코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재능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노력의 문제였습니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농구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출전 기회를 못 받으면서 점점 농구와 멀어졌습니다.

이 코치는 “작년 10월에 그랬어요. 출전 시간이 없었고, 신입생 오면 밀려서 경기도 못 뛸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만두더라도 한번 해보고 그만두라고 혼냈어요.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왜 시합 뛸 생각만 하냐고 했죠”라고 말합니다.

양형석 중앙대 감독은 “원건은 원석입니다.(웃음) 기능(스피드와 탄력 등)은 좋은데 다른 선수들과 조화에 불안함이 있었던 선수입니다. 수비할 때 약속된 움직임이 있잖아요. 그런 것을 놓칠 때가 많다”라고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다시 마음을 잡았습니다. 새벽 운동부터 꾸준히 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왔습니다. 4월 3일 조선대전. 원건은 25분 42초를 뛰며 팀 내 최고 득점을 올렸습니다. 3점 슛 2개 포함 21득점. 필드골 성공률이 56%로 높았고, 3쿼터 10득점의 폭발력도 선보였습니다.

“조선대전을 계기로 의욕이 생긴 것 같아요. 운동하는 자세가 또 달라졌습니다”라고 양 감독은 기억합니다. 조선대전에서 얻은 자신감은 다음 경기로 이어졌습니다.

다음 경기는 4월 13일 성균관대전. 상위권 경쟁을 벌이는 팀입니다. 질 수 없는 경기입니다. 그런데 경기 초반 공격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양 감독은 1쿼터부터 빠르게 원건을 코트에 투입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원건은 30분 25초를 뛰며 20득점을 기록했습니다. 필드골 성공률 57%(2점 슛 6/9, 3점 슛 2/5)로 효율도 높았습니다. 팀은 패배했지만 원건은 다시 한번 본인의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무조건 온다

올 시즌 중앙대의 고민은 공격입니다. 특히 외곽에서 풀어줄 선수가 많지 않습니다. 원건은 점프가 높고 체공시간이 깁니다. 공중에서 밸런스를 잘 유지해 수비와 몸을 부딪치면서 던지는 슛도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3점 슛 성공률(45.5%, 5/11)이 높아 돌파 옵션의 위력을 높여줍니다. 원건에게 기회가 온 이유입니다. 그 기회를 원건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무조건 온다고 믿습니다. 기회는 항상 열려 있는 건데 그 기회를 못 잡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고, 기회가 왔을 때 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경쟁은 험난합니다. 과제도 많습니다. 자유투 성공률(38.5%, 5/13)을 높여야 합니다. 평균 1.6개의 어시스트(평균 1.6개) 숫자와 팀 수비 이해도도 높여야 합니다.
 

▲ 원건의 롤모델, 서울 SK 김선형


최종 지향점은 “김선형 같은 선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위에 언급한 과제와 다른 수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원건은 강력한 공격 옵션일 뿐입니다. 그것에 불만은 없을까요?

“스피드와 탄력만 김선형 선수를 닮았고(웃음) 수비, 볼 핸들링, 센스는 아직 많이 부족해요. 지금은 제가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려고 해요. 준비하면 (김선형의 포지션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믿습니다.”

최근 프로야구 문상철(수원 KT) 선수의 말이 화제가 됐습니다. "내가 1군에서 이렇게 야구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선수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어느 날 올지 모르는 그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했으면 한다.“

원건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부모님은 원건이 농구를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고 원건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입니다. 이중원 코치는 힘들었을 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형이고 선배였습니다. 양형석 감독은 원건의 재능과 노력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서지우와 서정구는 배재중에서 함께 뛰었습니다. 원건이 좋은 경기를 했을 때 내 일처럼 기뻐하는 동료입니다. 작년 중앙대의 맏형 이주영(현 부산 KCC이지스)는 원건의 대학 적응을 진심으로 도왔던 선배입니다.

즐탁동시(喞啄同時).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껍질을 안에서 두드립니다. 어미 닭은 그 소리에 반응하여 바깥에서 껍질을 쫍니다. 원건은 두드렸습니다. 주위의 많은 어미 닭이 돕고 있습니다.

5일, 중앙대는 상명대와 원정 경기를 갖습니다. 지금까지 원건의 출전 시간은 들쑥날쑥합니다. 오늘은 어떨까요. 이 선수의 플레이는 보는 맛이 있습니다. 응원을 부르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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