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기업 소유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 계정을 연지 나흘만에 팔로워 5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하루도 안돼 220만 명을 넘기며 이미 팔로워 34만 6000명에 그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와 큰 차이를 보였는데, 그 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시간 1일 틱톡 계정을 열고 뉴저지주에서 열린 이종격투기(UFC) 302에 참석한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데이나 화이트 UFC CEO가 "드디어 틱톡에 오셨다"고 소개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광이다(It's my honor)"라고 답하며 시작합니다. 13초에 불과한 이 동영상은 5일 현재 8200만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동영상 촬영 장소도 전략적으로 고른 걸로 보입니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의 틱톡 가입에 어울리는 장면으로 UFC경기장 보다 더 나은 곳이 없을 것"이라며 "팬들이 영웅의 귀환처럼 박수갈채로 그를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5일 현재 팔로워 520만 명을 기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틱톡 (화면 출처: 틱톡 @realdonaldtrump)
청 대변인은 또 틱톡 계정 팔로워 규모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모멘텀이 전국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인 계정,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 공식 계정이라 단순 비교 대상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친바이든 성향의 틱톡 크레이이터인 해리 시슨은 NBC에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개인 계정을 연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 소유의 틱톡은 미국 내 이용자만 1억 7000만 명으로, 특히 10대들이 가장 즐겨쓰는 앱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양대 후보의 틱톡 선거전은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서 틱톡 금지를 추진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의회를 통과한 '틱톡 강제매각법'에 사인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 금지 자체에는 반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틱톡이 사라지면 페이스북이 반사이익을 얻을텐데,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의 원인이 페이스북 탓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