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美 경제에 국채수익률 급락…7월 금리 인하 전망까지
미국 경제가 식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면서 국채수익률이 4일(현지시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0.066%포인트 떨어진 4.335%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4거래일 동안 0.288%포인트 급락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067%포인트 하락한 4.48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4월4일 이후 두달만에 최저치다.
정책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0.048%포인트 떨어진 4.770%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5월15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구인 규모가 806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840만건을 하회하는 것으로 3년 이상만에 최저치다.
전날 발표된 미국 제조업 지표도 부진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 지수는 48.7로 지난 4월의 49.2에 비해 하락했고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49.6도 하회했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경제 강세와 3%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멀어질 것이란 전망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며칠 사이에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데이터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뉴욕의 채권 인수회사인 루즈벨트 & 크로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만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며 "경제는 여전히 연착륙(소프트랜딩)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준이 경제를 도울 필요는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높아졌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에 처음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일주일 전 40%대에서 56.4%로 높아졌다. 오는 9월 이전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10.5%로 높아졌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채권 담당 경영이사인 칩 휴이는 마켓워치에 "지난 며칠간 국채수익률 하락은 경제가 식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일련의 경제지표 부진에 대한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구인 규모가 3년 이상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는 주택과 소비, 제조업 지표 부진에 이은 것"이라며 "연준의 역사적인 긴축 사이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증거를 몇 개월간 더 확인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의 부진한 경제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리지 않고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이는 "미국 국채수익률 하락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데 대한 재조정이며 우리는 연준이 오는 9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의 북미 거시전략팀장인 스티브 잉글랜더는 최근 고객 노트에서 "7월 금리 인하가 우리의 기본적인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7월 말까지 2번 더 확인한 뒤 7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음 FOMC는 오는 6월 11~12일에 열리고 한달 반 가량 뒤인 7월 30~31일에 그 다음 FOMC가 개최된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소비가 둔화하고 있어 연준이 오는 7월에 금리를 인하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씨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홀렌호스트도 지난 주말 주간 팟캐스트에서 7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이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왔지만 "궁극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은 데이터에 달렸다"며 노동시장 약화로 연준이 오는 7월에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최근의 경제지표 약화 추세와 관련해 5일에 발표되는 서비스업 지표와 민간 고용 동향, 7일에 나오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이 주목된다. 특히 7일에 공개되는 지난 5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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