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감하셨던 한국문단의 큰 별… 깊은 사색의 가르침 되새길 것[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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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큰 별인 성춘복 선생님, 당신은 지난 5월 22일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선생님은 1936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59년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습니다.
선생님은 문인협회 이사장에서 물러나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문학시대'(전 '시대문학')라는 잡지를 발간하시어 후배 문인들을 길러내기도 하셨지요.
성춘복 선생님! 그 따뜻한 시선과 깊은 사색이 우리에게 남긴 소중한 가르침을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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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큰 별인 성춘복 선생님, 당신은 지난 5월 22일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선생님은 1936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59년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습니다. 그 후에 20여 권의 시집과 10여 권의 수필집을 간행하여 월탄문학상, 한국예술문화대상, 한국시협상, 펜문학상, 서울시문화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으셨습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문인협회 제21대 이사장을 역임하며 문단의 발전에 기여하며 한국 문학의 중심에서 활동하셨습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직속 후배라고 저에게도 몇 권의 시집을 보내주셔서 대학 시절 은사님이셨던 김구용 교수님 시집과 함께 지금껏 아끼는 시집으로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문인협회 이사장에서 물러나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문학시대’(전 ‘시대문학’)라는 잡지를 발간하시어 후배 문인들을 길러내기도 하셨지요.
선생님은 시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선생님 작품은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깊은 사색을 담고 있고 인간애와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단순한 형태 속에 깊은 철학적 사유를 담아내며,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너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나를 버리는 일’ ‘열쇠’ 등의 자유시 작품들도 좋지만, 저는 선생님께서 쓰신 시조에도 매료되었습니다. 자유시를 쓰시면서도 한국의 전통시인 시조를 사랑하셔서 직접 지으신 시조 ‘고백하노니’는 부부의 운명적 동행을 강물에 비유하여 표현하기도 하며, 삶의 의미와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좋은 시조라 생각됩니다.
너와 나/ 나뉘어서/ 멀리를 바라본들//
다음의/ 둘보아야/ 더 잘게 쪼개어져//
우리 둘/ 지쳐간 이승/ 강물로 합치려나. (‘고백하노니’ 전문)
선생님은 외모를 잘 단장하는 멋쟁이로 문단에 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얀 머리카락에 눌러 쓴 시인의 모자와 안경, 목도리와 셔츠, 신발에 이르기까지 멋스러움을 간직한 시인이라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또 해박한 지식을 동원한 문학적 가르침에 심취한 후학들이 그를 존경하고 따르면서 ‘성춘복 사단’이란 말도 생겨났습니다. 또 선생님은 그림에도 일가견이 있으셔서 틈틈이 스케치한 것을 모아 몇 차례의 시화전을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선생님은 정이 많아 후배나 동료 문인의 생일이나 집안일(돌, 입학, 졸업, 결혼 등)에도 신경을 써서 그냥 넘기지 않고 챙겨주셨다고 들었습니다. 1971년 천상병 시인이 실종되었을 때, 선생님은 동료 문인들과 함께 ‘새’라는 시집을 발간하여 천상병 시인이 부디 살아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어 심신장애를 겪고 있던 동료를 위해 시집은 사륙배판 초호화 장정으로 꾸며졌고 이 시집이 발간 보도됨으로써 무연고자로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돼 있던 천상병 시인이 발견됐습니다. 선생님은 십시일반 모금을 하여 병원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고, 그때까지 평론가로 알려져 있던 천상병 시인은 시집 ‘새’의 발간으로 시인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합니다.
성춘복 선생님! 그 따뜻한 시선과 깊은 사색이 우리에게 남긴 소중한 가르침을 되새깁니다. 선생님이 남기신 아름다운 시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당신의 시와 문학적 유산은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김민정 시조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겸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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