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 정리매매 직전 보류 결정…회생 가능할까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 셀리버리가 거래정지를 코앞에 두고 다시 기사회생을 노린다. 다만 현재 '매출액 0원'인 셀리버리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채 거래정지 기간만 늦춘 상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셀리버리는 이날부터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보류됐다. 셀리버리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셀리버리는 작년 초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조대웅 대표는 주주들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거래 재개를 약속했고 일 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회사 정상화는커녕 2023년도 재무제표도 외부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듯했다.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시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절차를 잠정적으로 보류할 수 있다. 일례로, 비디아이는 지난 1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가 결정됐으나, 회사가 이튿날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상장폐지 절차가 보류됐다. 이후 5월에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이 나면서 정리매매 절차가 재개됐다.
정리매매를 앞두고 시간을 벌었지만, 문제는 조 대표에겐 거래 재개와 경영 회복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년 별도 기준 연 매출액 0원을 기록했던 셀리버리는 올해 1분기에도 별도 기준 매출액이 0원이다.
아무런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유형자산은 8713만원 가량 남은 비품뿐이다. 기계장치, 시설장치 모두 1분기에 감가상각과 손상차손으로 처리해 남아있는 게 없다. 작년 말 기준 4억원의 유형자산이 있었으나 1분기 만에 3억1000만원을 처분 또는 상각 처리한 것이다.
제품, 상품, 원재료 등 남은 재고자산도 전무하다. 거래가 활발하던 2022년 당시엔 총자산대비 재고자산 구성 비율이 8%였으며 재고자산 회전율도 4.48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연결 기준으로 31억3400만원의 매출액이 발생한 건 자회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영향이다. 그러나 이 마저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연결 현금성자산은 14억5800만원이었으나 1분기엔 절반에 못 미치는 5억8900만원 뿐이었다.
업계에서는 셀리버리가 주주들의 요구에 형식상으로 반응할 뿐 사실상 손을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셀리버리는 형식적 상장폐지 상태"라며 "의견거절 받은 사업보고서를 재검사 받거나 하는 등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액이 0원인 기업을 어느 회계 법인이 감사의견 '적정'으로 의견을 낼 수 있겠냐"라며 "주주들만 답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조 대표가 경영 정상화에 뜻이 없다고 판단해 작년부터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결국 주주연대는 지난 4월 조 대표를 상대로 이사 해임의 소를 제기했고 조 대표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우선 무변론 판결 선고일만 오는 7월로 잡힌 상태다.
주주연대의 법적대리인인 조윤상 법률사무소 인평 변호사는 "무변론 판결 선고는 상대방이 아무 답변이 없을 때 형식적으로라도 판결 선고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원고 측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한 장짜리 서류만 내도 보통 무변론 선고가 취소된다. 조 대표는 그것마저도 내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만일 차후에 조 대표가 반박 서류를 내게 되면 무변론 판결 선고가 취소되고 다시 기일이 잡혀 사실상 판결까지 시간이 더 늘어질 수도 있다"며 "주주연대는 상장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지만, 조 대표의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이뉴스24는 조 대표를 비롯해 셀리버리 경영진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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