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범 “피해자 평범한 여학생 아냐”…과거 글 재조명

김가연 기자 2024. 6. 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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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의 사진과 이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고 있다. /뉴스1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가해자 중 한 명이 쓴 글도 재조명되고 있다.

5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밀양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인 A씨가 2005년 소년보호시설 퇴소 후 쓴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다음카페에서 밀양 관련 기사를 보게 됐다”며 “저는 이번 사건으로 소년부 재판에서 6호 단기를 받고 퇴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참 여자들도 만나며 즐겁게 놀 시기에 이런 나쁜 사건에 포함된(연루된) 게 분하고 억울하기만 하다”라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A씨는 피해자를 향한 2차가해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도 문제가 있는 아이”라며 “피해자가 연락만 먼저 안했어도…. 그렇게 만나다 술을 먹게 되고 저희들도 남자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이렇게 사건이 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자살까지 시도하려고 했다던데 못 믿겠다” “피해자는 그럴 여자가 아니다” “평범한 여학생이 아니다” 등 발언도 했다.

그는 “저희 밀양 친구들과 저 때문에 나라 망신까지 시키고, 안 좋은 사건으로 매스컴에 크게 나 죄송하단 말뿐”이라며 “네티즌들이 우리가 남자라 안 좋게 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이 이렇게 크게 될 줄 몰랐다. 44명이라는 인원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밀양 사건의 진실은 저희 44명만 안다. 저희들만 뒤집어 쓴 것 같다”고 했다.

밀양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범행 당시 상황을 촬영해 ‘신고하면 유포하겠다’고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으로,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기소된 10명도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쳤다.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을 소재로 영화 ‘한공주’, 드라마 ‘시그널’이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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