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풀리기 표적 된 CSM, ‘보험금 지급할 때’ 이익 인식 검토

2024. 6.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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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 상각률 산출법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잇달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CSM 상각 방법을 악용해 단기 실적을 부풀린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다.

현재 보험회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방식은 '고객관점 산출법'으로 보험사가 계약으로 얻는 미실현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반영한다.

현재 할인율 적용 CSM 상각률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미 반영된 보장비용 할인을 메우기 위한 보험사들의 신계약 영업 경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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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CSM 상각률 산출 방법 변경 고심
초기이익 높게 잡히는 고객관점 산출법보다
“회사관점 투입법이 더 정확” 학계 주장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 상각률 산출법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잇달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CSM 상각 방법을 악용해 단기 실적을 부풀린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CSM 상각률 잡으려는 당국, 어떻게?

5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CSM 상각률 산출 방법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CSM은 보험을 팔 때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뜻한다. 보험 계약은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효력을 지닌 장기 계약이다 보니 이에 따른 이익도 매해 이를 쪼개 반영한다. 이익을 반영하는 방법에 따라 이익 규모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 업계의 관심이 높다.

CSM을 상각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보험가입 금액을 기초로 시간가치를 고려해 현가로 상각해도 되고(고객관점 산출법), 아예 시간가치를 고려하지 않아도(할인율 미반영) 된다. 모두 보험회계 상에서 열어놓고 기업 재량에 맡기고 있다.

현재 보험회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방식은 ‘고객관점 산출법’으로 보험사가 계약으로 얻는 미실현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반영한다. 이 방법은 계약 초기 이익 반영이 커 과당경쟁을 촉발하기도 한다. 아울러 이익 극대화를 위한 단기납 종신보험 등과 같은 상품으로 시장이 쏠려, 장기적으로 보험사 건전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할 때’ 이익을 인식하는 회사관점 투입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진행된 한국회계학회에서도 이론적으로 회사관점 투입법 방식이 보험회계에 더 맞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고객 입장에서는 보험금을 ‘받을 때’, 회사 입장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할 때’가 보험 계약에서 느끼는 가장 큰 서비스인 만큼, 이 때 높은 상각률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초기에 집중되는 이익이 뒤로 밀려나게 된다.

일부 전문가는 “국제회계기준위원(IASB)의 전문가그룹(TRG)에서 고객 관점만 인정하는 것처럼 됐는데 오히려 비용관점(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에서의 수익인식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이 회사관점 투입법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면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 산출법은 기준서에서 막아놓고 있지 않지만, 가능하다고 명확히 명시되지 않아 IASB 등에 추가적인 질의 단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FRS17 도입한지 2년도 안됐는데…서두르는 이유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또 회계기준 변경이 예상된다. 당국이 서두르는 이유는 이익 부풀리기 논란도 있지만, 결국엔 과당경쟁을 잡기 위해서다. 반복되는 과당경쟁을 회계적인 방법으로밖에 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할인율 적용 CSM 상각률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미 반영된 보장비용 할인을 메우기 위한 보험사들의 신계약 영업 경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업계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CSM 산출 방법을 바꾸면 보험 영업 판도 변화와 함께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에도 큰 영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성급하게 대응하는 것에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IFRS17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 단계로 생각하고 지켜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은 수익비용 관점에서 보면 보험사가 판매하기 위한 대부분의 노력들이 초기에 발생하고, 사실상 2~3년 유지되면 계속 이어질 확률이 높다”면서 “이 관점에서 보면 초기에 수익 인식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보험사 이익이 과대계상된다는 얘기인데, IFRS17은 처음 도입됐는데 무엇과 비교해서 이익이 많이 나왔다고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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