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가정 돌잔치·소외층 무료급식… “맘카페가 출동합니다”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인지현 기자 2024. 6. 5. 0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 ‘대세맘카페’ 와 심정숙 후원자
회원들 십시일반해 물품 모아
기저귀 등 전달하며 공헌 시작
“작은 힘도 모이면 큰 도움 돼”
초록우산 정기후원 시작하고
환아들 위해 2500만원 기부
재료 직접 사서 요리해 급식도
심정숙 후원자와 ‘대세맘카페(대전세종맘스베이비 카페)’ 회원들이 지난 4월 24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노인 무료급식소 ‘빈첸시오의 집’에서 식사 배급 봉사를 하고 있다.

“우연히 미혼모 가정을 알게 돼 일면식도 없는 맘카페 회원끼리 필요한 물품을 십시일반 모아 도운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의 경험이 계기가 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다 초록우산을 통해서도 나눔을 이어오게 됐습니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면서 15년째 ‘대세맘카페(대전세종맘스베이비 카페)’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심정숙(45) 후원자. 심 후원자에게 맘카페는 주변 엄마들과 마음 놓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자 ‘엄마’의 마음으로 모인 회원들이 같이 봉사와 나눔에 나설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심 후원자는 특히 카페 개설 2년여 만인 지난 2011년 7월 처음으로 카페 회원들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시 카페 회원 중 한 명이 18세 미혼모가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알려주자 다른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저귀부터 배냇저고리까지 각종 육아 물품을 모아 전달하며 카페 내에서도 큰 울림을 줬다.

심 후원자는 “한 명 한 명의 작은 힘이 모이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면서 정기적으로 회원들과 미혼모지원기관 및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육아용품, 생활용품을 기부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부모 가정 또는 미혼모 가정이 자녀의 백일잔치, 돌잔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봉사도 2011년부터 진행 중이다. 심 후원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출산한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가정이 있어 맘카페 회원들과 돌상을 준비하고 돌잡이도 직접 진행해 줬다”며 “그 아이가 커서 볼 돌 사진을 만들어 준 것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 가정과의 만남은 자연스레 어려운 환경에 놓인 다른 아이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전부터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있었지만 초록우산과 2016년 인연을 맺게 되면서 본격적인 실천에 나서게 됐다고 심 후원자는 말했다. 당시 초록우산이 지원하는 환아들을 위해 맘카페 이름으로 2500만 원을 기부했고, 심 후원자 개인 자격의 초록우산 정기후원도 시작했다. 심 후원자는 특히 2017∼2019년 3년 동안 초록우산에서 진행한 어린이날 행사인 ‘사랑나눔 큰 잔치’에 참여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심 후원자는 “조금씩 모은 후원금으로 아이들 손에 쥐여 줄 어린이날 선물을 직접 마련해 3년간 5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전달했다”며 “아이들을 마주 보고 직접 선물을 주니 뿌듯함과 감동이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심정숙 후원자와 대세맘카페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초록우산의 ‘2023 산타 원정대’ 캠페인에 참여한 후 대전 유성구의 한 강당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2017년 초록우산과 무연고 아동 지원을 위해 실시한 릴레이 캠페인 ‘나는 대세맘 산타입니다’도 심 후원자와 카페 회원들에게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365일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산타가 돼 주자’는 내용의 캠페인으로, 30여 명의 회원이 이를 기점으로 월 1만∼5만 원의 정기후원을 시작했다. 또 회원들끼리 매년 연말 초록우산의 ‘산타 원정대’ 캠페인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산타가 돼 크리스마스 선물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봉사에 나서는 것뿐 아니라 매년 200만 원 정도를 아픈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맘카페 차원에서 연 5회 정도 ‘대세맘 플리마켓’을 진행해 회원들이 플리마켓 수익 등을 통해 모은 기부금 60만∼70만 원을 매회 초록우산에 기부하고 있다.

맘카페의 손길은 노인과 장애인 등 다른 소외계층에도 닿고 있다. 심 후원자는 10여 명의 카페 회원들과 2018년부터 노인 무료급식소 및 장애인 평생교육문화센터에서 하는 봉사에 매달 참여하고 있다. 심 후원자는 “단순한 배식 봉사가 아니라 직접 재료를 구입해 회원들이 정성스레 요리해 대접까지 하는 봉사”라며 “봉사활동을 마치면 몸은 고되지만 끝나고 회원들이 카페에 모여 차 한잔할 때 ‘하루가 참 보람차다’는 걸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