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불확실 지속… ‘선진국 주식·채권 중심’ 분산 포트폴리오 짜라[기고]

2024. 6. 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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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서상원 우리은행 자산관리 컨설팅센터 부부장

지난해 12월 마지막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위원회(Fed)는 올해 중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고, 금융시장은 첫 인하 시점을 3월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은 우려한 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고,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금 시장의 모습은 어떤가. 5월 FOMC에서도 Fed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입장문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향하고 있다는 추가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5월 FOMC 회의록을 살펴보면 Fed 위원들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을 여전히 믿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기준금리를 천천히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미국 기준금리는 Fed가 제시했던 기존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어떻게 진행될까. 고령 리스크를 안고 있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사법 리스크로 뉴스 헤드라인 주인공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가 굳어지며, 시장은 대선 결과에 따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역시 전기차와 2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분야다.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는 바이든이 재선하면 이들 업종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다시 돌아오면 순식간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대선을 5개월 앞둔 지금, 선거 결과를 예상하고 서둘러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분산투자와 자산 배분은 시장을 예측하지 않고 대응하는 전략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 것이 금융시장 전망이다. 주식과 채권을 기반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는 주식시장의 성장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동시에 채권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시킨다. 물론,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다변화되고 예상하지 못한 대형 이벤트가 속출하며 그 효과가 반감됐지만, 여전히 자산 배분의 출발점은 분산투자다. 주식시장은 경기선행지표로 침체기에 먼저 반등하며, 회복기부터 확장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 반면, 채권은 통상 금리와 반대 행보를 보이므로, 경기가 위축될 때 안정적인 수익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까지 미국 경제는 빅테크 기업의 양호한 성과와 이를 뒷받침하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핵심기업들의 호실적으로 여전히 강한 모멘텀과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여기에 11월 대선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점차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

예측은 항상 틀릴 수 있고, 우리는 투자라는 명분으로 비합리적인 투기행위를 자주 반복한다. 최근까지 상승한 가격 부담으로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면 이후 가격 조정 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더욱 어려워진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체자산과 현금을 포함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최선이다. 투자금액이 소액이거나 경험이 부족해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구성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기대수익률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우선 추천한다. 반면,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환경에 대비하는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채와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를 추가로 편입할 수 있다. 여기에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금을 추가하면 주식과 채권의 분산투자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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