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코인도 널뛰기… 웨이브·넴, 상장폐지 소식에 급락
글로벌 시장서 거래돼도 시세 조종·이상 급등락 위험
웨이브와 넴 코인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상장 폐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돼 이름이 잘 알려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이라도 활용성이나 가치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경우 투자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웨이브 코인은 전날보다 1.03% 하락한 2219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3300원대에 거래됐던 웨이브는 3일 가격이 30%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사흘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50원대의 가격을 기록했던 넴 코인도 하루 만에 30%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며 가격이 30원대로 떨어졌다.
바이낸스는 지난 3일(현지시각) 웨이브와 넴을 비롯해 랩트넥서스뮤추얼, 오미세고 등 4종의 코인에 대해 오는 17일부로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 거래소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수준, 거래량과 유동성, 네트워크의 안정성 등 여러 요소로 평가한 결과, 이 코인들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상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웨이브는 지난 2016년 러시아에서 발행된 가상화폐다. 업비트에 게시된 백서에 따르면 이 코인은 러시아 중앙 예탁결제기관의 가상자산 지원 플랫폼 개발에 참여하고, 버거킹 등의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오르자, 웨이브 코인 역시 지난 2월 초부터 한 달여간 가격이 2배 넘게 급등했다.
넴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2015년부터 발행됐다. 업비트는 이 코인에 대해 개인 개발자를 위한 공용 블록체인과 기업 개발자를 위한 전용 블록체인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소개한다. 업비트에서 지난 2월 초 50원대에 거래됐던 넴 코인은 3월 중순 9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알트코인은 국내에서 발행된 가상자산, 이른바 ‘김치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국내 발행 코인의 경우 작전 세력에 의한 시세 조종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해외에서 거래되는 코인은 이런 위험이 덜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 10개 중 9개에서 가격이 급등했다가 떨어지는 ‘펌프앤덤프’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작전 세력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특정 코인의 시세 조종을 모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유동성이 낮고 시총 규모가 작은 가상자산일수록 시세 조종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인 역시 가격 급등락에 따른 투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이 많았던 지난 3월 국내 거래소에서 하루에 가격이 20% 넘게 상승한 후 급락했던 프론티어, 스페이스아이디 등은 해외에서 발행된 코인이었다.
또 대형 글로벌 거래소에서 갑작스럽게 상장 폐지 결정이나 투자 주의 경고가 나올 경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크다. 비트코인의 경우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계약이나 전자투표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한다. 반면 이번에 바이낸스에서 상폐 결정이 내려진 웨이브와 넴은 이렇다 할 기능이나 가치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경우 현물 ETF 발행을 통해 가격 변동성이 줄었다”면서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도 활용처가 넓은 블록체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소수의 검증된 가상자산을 제외한 대다수 알트코인은 가격 급락은 물론, 갑작스럽게 거래가 중단될 위험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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