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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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와 소재를 불문하고 어떤 책으로 100권 내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한국은 물론 만화 시장이 훨씬 큰 일본과 미국에도 공식적으로 100권 분량의 시리즈를 내는 곳은 많지 않다. 더구나 종이책 판매량이 착실히 떨어지는 지금 한국에서 100권으로 한 시리즈가 마무리된다는 건 단순히 훌륭하다는 말로 부족하다. ‘어떻게 성공했을까’에 대해 진지한 사례 연구가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수학도둑>이 시작한 약 20여 년 전의 한국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여 년 전인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는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여전히 인기 있는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고 그 게임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지금 20~30대가 되어 마음속에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집단 기억이 있다. <수학도둑>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태어났다. 원래 한 시리즈나 캐릭터가 성공하면 그를 활용한 다양한 파생 콘텐츠가 나온다. <메이플스토리>도 그랬다. <메이플스토리>라는 인기 IP의 캐릭터 사용 계약을 맺은 만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메이플스토리>의 스핀오프다. 서울문화사 역시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출간하고 ‘코메’라 줄여 불렀다. <수학도둑>은 ‘코메’의 스핀오프다. 스핀오프의 스핀오프였던 셈이다. 그런데 이 스핀오프의 스핀오프가 성공해서 오늘의 100권까지 된 것이다.
타이밍을 못 맞춘 성공은 없다. 홈런은 좋은 스윙의 결과이기 이전에 좋은 공을 고른 결과다. <수학도둑>에게도 비슷한 타이밍의 행운이 있었다. 일단 20년 전에는 지금과 달리 아이가 많았다. 좋은 학습 콘텐츠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었다. 만화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학습만화’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국 문화 시장을 쭉 돌아보면 크게 세 가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끊임없이 인기작이 공급되는 문화산업 공급 면에서의 역동성,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장르를 소비하는 문화상품 수요자의 역동성이다. 거기에 더해 장르를 불문하고 쉬운 걸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학습만화는 그 시장에 대한 완벽한 대응의 예시다. 20세기 중후반의 만화가 ‘대본소 만화’로 상징되는 음습하고 불건전한 것이었다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를 거치며 국내외 대작 발표로 만화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그 변화의 흐름을 타고 교양과 학습 정보를 만화로 알려주는 ‘학습만화’ 장르가 태동했다.
학습만화 장르의 비공식적 창시자이자 최초의 스타플레이어는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였다. 그 이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기에 편승했으나 더 커진 <그리스 신화> <살아남기 시리즈> <마법천자문> 등이 학습만화 시장을 만들어냈다. ‘코메’와 <수학도둑> 역시 이 흐름 위에 있다. <수학도둑> 하나가 뚝 떨어져서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다. 100권짜리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 흐름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동시에 <수학도둑>이 시장에 편승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모두 시장을 읽으려 노력한다. 시장을 읽기만 한다고 좋은 걸 만들 수는 없다. 시장의 흐름에 맞춰 좋은 걸 만들 수 있는 역량과 좋은 걸 만들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를 지속할 수 있는 운영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문화사는 그게 가능한 회사였다. 일단 <아이큐 점프>를 비롯한 만화잡지가 있었고, 거기서 쌓인 창작자와의 협업 노하우가 있었다. 실제로 <수학도둑> 제작 실무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수학도둑>의 플롯과 스토리를 만드는 스토리 작가가 있다. 스토리에 맞춰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수학 개념이 있으니 이를 만들어주는 수학 자문이 있다. 그에 맞추어 작화를 하는 만화 작가가 있다.
한국 학습만화의 계보
1 <먼나라 이웃나라>(1987, 이원복, 고려원미디어)지금 유통되는 학습만화와 약간 차이는 있으나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만화’라는 인상을 처음 준 학습만화 계통의 파이오니어. 여전히 ‘한국인이 바라본 세계인상’에 일정 영향을 끼치고 있다.
2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시리즈>(2000, 홍은영, 가나출판사)
이윤기 <그리스 로마 신화>가 낳은 학습만화계의 메가히트. 작화가 홍은영에서 서영수로 바뀌고, 홍은영이 다른 출판사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따로 내는 등 실로 신화적인 에피소드를 낳았다.
3 <살아남기 시리즈>(2001, 강경효 외, 미래엔)
2001년부터 출간된 학습만화계의 스테디셀러. 한국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태국, 중국, 대만, 말레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기도 했다.
4 <마법천자문>(2003, 스튜디오 시리얼 외, 아울북)
역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인기 학습만화 시리즈. 2018년에만 누적 판매량 2500만 권을 넘어선 대작이다. 뮤지컬과 닌텐도 DS 게임 등으로도 만들어진 인기 IP.
5 <놓지 마 과학!>(2016, 나승훈, 위즈덤하우스)
인기 웹툰 <놓지 마 정신줄!>의 스핀오프 버전 과학만화. 스핀오프의 대상이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에서 웹툰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신호라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작품.
6 <흔한남매>(2019, 유난희, 아이세움)
구독자 200만 유튜버 ‘흔한남매’를 캐릭터 삼아 진행되는 아동 학습만화. ‘흔한 호기심’처럼 각 학습 분야의 스핀오프가 있다.
7 <발명 코믹북 무한의 계단>(2023, 임우영 외, 서울문화사)
또 한 번 등장한 게임 원작 만화. 인기 모바일 아케이드 게임 <무한의 계단>의 캐릭터를 활용했다.
정보 상품 제작과 유통의 항상성 유지는 굉장히 큰 조직적 노하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일을 지속한 <수학도둑> 편집부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결과물은 다르나 정보 편집과 송출이라는 일을 하는 내 입장에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과 세계관이 확실한 창작계의 프로다. <수학도둑> 팀의 창작자인 수학 자문 여운방 박사와 송도수 스토리 작가, 작화를 맡은 서정은 작가는 모두 각자의 영역과 자기 세계가 있는 전문인이다. 이 세 축의 작가들이 한 번도 빠짐없이 마감을 어기지 않아야 20년 동안 100권의 책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세 명의 창작자는 <아레나>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감동을 자아내는 업무 몰입도와 프로 의식을 보여주었다.
각자 개성이 다른 창작자들의 일정을 조율해 책이라는 물건으로 만들어낸 <수학도둑> 편집팀 역시 보통이 아닌 일을 해냈다. 특히 서울문화사는 <수학도둑>이 잡지 등의 정기간행물이 아닌데도 마감 일자를 준수하며 책을 만들었다. 일반 책인데도 두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나온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잘만 구현되면 거대한 독자층에게 습관을 줄 수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나오는 것’이라는 무의식적 신뢰는 사업 지속에 큰 힘이 된다.
단점도 있다. 제작 일선이 고통스럽다. 하나의 창작물이 매번 일정한 마감을 준수하면서 발행되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정해진 시간에 똑같은 정보를 송출하는 신문사나 방송사의 규모가 큰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보 상품 제작과 유통의 항상성 유지는 굉장히 큰 조직적 노하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일을 지속한 <수학도둑> 편집부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결과물은 다르나 정보 편집과 송출이라는 일을 하는 내 입장에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좋은 걸 만들고, ‘좋은 걸 꾸준히 똑같은 시간에 시장에 낸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 역시 시장을 읽고 창작자를 설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위대한 일이다.
장수 시리즈는 단순히 하던 걸 계속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 흐름에 맞춰 바꿀 것과 유지할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 <수학도둑> 100권의 역사는 그 끊임없는 고민과 실행의 결과가 대체로 맞았음을 보여주는 금자탑 같은 성과다.
개념이나 내부 업무를 넘어선 출판 비즈니스 면에서도 <수학도둑>은 남달리 훌륭한 면이 있었다. 단행본 시리즈임에도 격월 발행을 진행했기 때문에 ‘정기구독’이 가능했다. 책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정기구독은 가능만 하면 꾸준히 판매가 보장되는 마법이다. 학습서적이기에 학부모의 공동구매도 활발했고, 교육부로부터 교육 예능을 인정받는 등 주요 기관과의 컴플라이언스도 충실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전제는 상당 부분 실무 입장에서 격월 마감을 준수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긍정적 기록과 성과를 쌓아나가면서 <수학도둑>은 장기적으로 인기 있는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수학도둑>이 수십 권씩 나오고 <메이플스토리>와 코메를 즐기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동안 세상은 또 한 번 변해갔다. 정보 유통이 종이 인쇄물에서 무형의 파일로 바뀌고, 그 파일들이 개별 소비자의 개인화된 스크린에 나타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출판이든 영상이든 경쟁력이 떨어지는 장르는 해외 우수작과 직접 경쟁해야 했으나, 경쟁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대로 해외로 진출할 수도 있었다. <수학도둑> 역시 이 추세를 따랐다. 2015년부터 카카오페이지 디지털 연재를 시작했다. 중국의 만화 상 ‘금룡상’에서는 해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뮤지컬도 제작하는 등 원소스멀티유즈를 활발히 진행했다. 교육 예능 프로그램 <공부가 머니?>에서 전문가들에게 수학 솔루션 도서로 추천받기도 했다.
장수 시리즈는 단순히 하던 걸 계속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 흐름에 맞춰 바꿀 것과 유지할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 <수학도둑> 100권의 역사는 그 끊임없는 고민과 실행의 결과가 대체로 맞았음을 보여주는 금자탑 같은 성과다.
비즈니스도 좋고 성공 시리즈도 좋으나 이들처럼 마감하는 입장에서 나는 조금 더 애틋한 지점에 눈이 간다. 그것은 좋은 걸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무감과 책임감이다. 그게 뭐가 됐든 우리가 만드는 건 광의의 정보 상품이며, 정보 상품은 잠재적으로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번 기사를 위해 인터뷰를 나눈 결과 작가부터 편집자까지 모든 사람들이 이 콘텐츠에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보는 거니까, 수학적 사고는 인생에 중요하니까, 독자들과 함께 나이 들고 있으니까, 책값이 비싼데 학부모에게 도움을 줘야 하니까 자신을 뛰어넘는 모든 사람들의 헌신이 인기 시리즈를 만들었다. <수학도둑> 100권 완간은 이 책과 관련된 기억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도 좋고 성공 시리즈도 좋으나 이들처럼 마감하는 입장에서 나는 조금 더 애틋한 지점에 눈이 간다. 그것은 좋은 걸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무감과 책임감이다.
숫자로 보는 수학 도둑
1 누적 통권100권
2 ‘코메’의 디지털 조회수
60,157,000
3 <수학도둑>의 디지털 조회수
20,672,000
4 별점
★★★★★★★★☆☆
5 ‘코메’의 학습 교양만화 월간/주간/실시간 랭킹
1위
6 <수학도둑> 누적 판매량
855만 권
7 <코믹 메이플 스토리> 누적 판매량
1850만 부
*만화 조회수 카카오스토리 기준
*2024년 5월 기준
<수학도둑>을 만든 사람들과의 인터뷰
1 여운방 박사
수학 콘텐츠 담당
집필하신 콘텐츠에는 수학에 대한 박사님의 평소 교육 철학이 반영되어 있습니까?
수학의 설명이나 문제는 모두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정신적 양식입니다. 그래서 수학 과목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목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계산을 잘하거나 많이 외우는 것이 수학을 배우는 목적이 아니란 겁니다. 그래서 ‘수학’이란 말보다 옛날에 쓰던 ‘셈본’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야구 놀이하다가 옆집 유리창을 깼으니, 어쩔 셈이냐?”의 ‘셈’입니다.
<수학도둑>이 긴 시간 성공적으로 출판된 비결을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수학의 내용을 영역별, 학년별, 능력별로 체계화해 아이들의 머릿속에 ‘생각 서랍장’이 만들어지게 하려 노력했습니다. 생활과 관련된 수학 사례를 제시했고 학습만화의 줄거리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18년 동안 인기를 누렸다고 봅니다. 송도수 작가의 천재성에 찬사를 드립니다.
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아이들, 혹은 수학을 가르치려는 젊은 부모께 해주실 조언이 있나요?
<수학도둑>이 처음 출간된 2006년 3월에 중학생이었던 분이 지금 30대겠네요.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제가 <수학도둑>에서 여러 번 강조한 다음 사항을 알려주세요. 하나, 교과서와 익힘책을 한 글자도 빼지 말고 읽고, 문제도 모두 풀고 채점도 스스로 하기. 둘, 한자(漢字)를 몇 자씩이라도 익혀서 6학년까지 500자 읽기. 셋, 구구단을 40초 이내에 암송하고 두 자리 수 곱셈을 익히기.
2 송도수 작가
스토리 담당
작가님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27세 시작부터 줄곧 만화 스토리 작가로 살았습니다. 대표작은 <천국의 신화> 제5부와 <코믹 메이플스토리> <수학도둑>입니다.
서사에 수학 요소를 어떻게 넣습니까? 어느 자료를 첨부합니까?
이야기의 흐름에 맞는 수학 콘텐츠를 넣기 위해 노력합니다. 절대적으로 지키는 기준입니다. 책과 인터넷 등 여러 자료를 참고합니다.
100권 분량 스토리를 집필하시고도 할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까?
오래 쓰다 보니 등장인물이 실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그들 고유의 서사가 저절로 펼쳐지는 기분일 때가 많습니다. 당연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수학도둑>의 스핀오프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 <수학도둑>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수학이라는 학문을 다시 알았습니다. 독자보다도 사실 제가 수학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우고 깨우쳤습니다.
<아레나> 주 독자는 20~30대이며, 학창 시절 <수학도둑>을 접해봤을 겁니다.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그 친구들에게 강한 연대감을 느낍니다. 그 친구들과 함께 나이 먹었습니다. 항상 그 친구들이 무얼 좋아하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는지 알려고 애썼습니다. 시대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한 그들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젊음은 가장 강한 힘이므로 잘 극복할 것으로 믿습니다.
3 서정은
그림 작가
게임 캐릭터로 작화를 꾸릴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습니까?
보통은 게임과 협업한 만화 작업을 할 때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고 똑같이 그리려고 애쓰는데 계속 그리다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아무래도 내 스타일이 반영되어 권수가 쌓이면서 게임 원작과는 많이 다른 느낌까지 들게 변하더라고요. 사람은 복사기가 아니니 원작과 똑같이 계속 그리기 쉽지 않습니다.
일반 만화와 다른 학습만화만의 구성이나 장면 연출 방법이 있었습니까?
학습만화의 화면 구도나 앵글은 최대한 눈높이에 맞춰 구성합니다. 액션만화는 구도와 앵글 포커스를 다양하게 하며 박진감을 주지만 학습만화는 다릅니다. 최대한 편안하게, 웃음이 날 정도의 재미만 주며 중간에 나오는 학습 내용과 어우러지게 합니다. 작화 면에서는, 얼굴이 이야기를 전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특히 표정은 소설의 말과 같습니다. 만화에서는 표정만으로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요. 표정을 놓치지 않고 확인합니다.
화실 작가들과 팀워크를 맞추는 일은 어떻습니까?
제가 만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자유분방한 유형이 많았습니다. 그들을 인정하고 마감만 사수하자는 생각으로 팀워크를 맞추려 했습니다. 다 다른 사람인데 똑같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게임 원화를 똑같이 못 그리는 것처럼요.
오랜 기간 격월 마감을 지키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마감 사수는 출판사 편집부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수를 씁니다. 저는 그림 그리는 사람 관리가 제일 힘들 것 같은데 출판사 편집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서 늘 미안하고 감사해요. 자유분방한 작가를 이끌고 그 오랜 마감을 사수했으니까요. 그분들과 함께 작업한 많은 책이 마감을 지킨 이유입니다.
작가님의 경력에서 <수학도둑>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코믹 메이플스토리>는 학습 없이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는데 아무래도 책값이 비쌌습니다. 저도 두 아이의 부모라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다행히 <수학도둑>은 아이들에게 수학의 재미까지 알려주니 책을 사 주시는 부모님께 미안함을 덜어준 의미가 있어요.
4 한나래 차장
메인 편집자
<코믹 메이플스토리>와 관련한 여러 책 중 <수학도둑>이 100권으로 장수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상상력 넘치는 그림, 체계적이고 탄탄한 수학 콘텐츠. 여기에 열혈 팬들의 팬심까지 갖춘 <수학도둑>의 생명은 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담당 편집자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습니까?
TV 교육 예능 프로그램 <공부가 머니?>에 <수학도둑>이 공부 솔루션 도서로 추천된 일이었습니다. 학습만화에 부정적인 시선이 아직 있는데, 전문가 추천 도서로 선정되어 무척 뿌듯했습니다.
고정 일자 마감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글 작가, 그림 작가, 수학 콘텐츠 집필자 세 명의 마감 일정을 조율하는 노하우가 있었습니까?
베테랑 작가여서 모두 잘해주셨습니다. 수학 콘텐츠 집필 박사님도 어린이 독자들과의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일정은 반드시 지켜주셨고요.
개인적으로 <수학도둑>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수학도둑>은 편집자를 공부시키는 진짜 학습만화였습니다. 학생 때도 몰랐던 수학 교양을 많이 익혔습니다.
5 최영미
팀장
회사의 유명한 프로젝트를 맡아 하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으셨습니까?
흘륭한 작가진, 수학 박사님과 호흡을 맞췄기에 기쁘고 뿌듯할 때가 많았으나, 권수를 거듭해갈수록 편집과 홍보의 책임감과 부담감도 커졌습니다. 홀수 달 20일 <수학도둑> 발행에 맞춰 함께하는 편집진과 디자이너, 책을 기다리는 어린이 독자들을 생각하며 힘을 냈습니다.
편집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본 <수학도둑>의 성공 비결과 장점은 무엇입니까?
재미와 유익입니다. 스토리와 그림은 재미있고 수학 콘텐츠는 유익했습니다. 18년 동안 분야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은 이유입니다.
<수학도둑>에서 개선하고 싶었던 점도 있었습니까? 어떻게 개선했습니까?
콘텐츠와 워크북 문제가 점차 어려워진다는 점을 고민했습니다. 수학 박사님과 논의해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친근한 콘텐츠를 추가하기 위해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이강숙 선생님께 창의 놀이 원고를 청탁했습니다. 어려운 수학 용어와 퀴즈를 이해하기 쉽도록 만화 스토리에 녹여야겠다고 생각했고, 스토리를 맡은 송 작가께서는 우리의 요청 이상으로 멋진 수학 모험 스토리를 짜주셨습니다.
장기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려면 처음의 기획이 확실해야 합니까, 혹은 초기 기획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유연성이 더 중요합니까?
<코믹 메이플스토리>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을 무렵, 학부모 독자로부터 학습에 도움이 되는 책도 출간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당시 최원영 편집팀장님이 철저한 시장 조사와 수학 전문가 섭외에 나서 탄생한 책이 <수학도둑>입니다. 기획도 탄탄했지만 작가, 편집, 제작, 출판 마케팅이 각 영역에서 뜨겁게 노력했기 때문에 장기 시리즈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ditor : 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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