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 에스파도 참여한 ‘꽁냥이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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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레트로풍의 통통 튀는 비트에 기자의 음성이 더해진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를 줄여서 '꽁냥이 챌린지'라고 부른다.
리믹스한 기자의 음성에 맞춰 춤을 추는 꽁냥이 챌린지를 선보인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에 고양이가 귀엽게 걸어가는 상황에서도 이시열 기자가 미소를 참고 프로다움과 침착함을 유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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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의 원본은 2021년 12월 27일 'MBN 뉴스7’에서 보도한 지하철역 동파 사고를 다룬 콘텐츠 '물벼락’이다. 출근길 한파로 인한 스프링클러 동파 사고 피해를 보도하던 중 등장한 귀여운 고양이가 화제가 된 것이다. 방송 후 얼음 위를 위풍당당하게 걷는 고양이는 X(전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고, 3년 뒤인 올해 다시 인스타그램에서 재발굴되었다. 콘텐츠 재유행의 불씨를 피운 건 @daily.kongkong.cat이라는 계정 운영자 덕분이다. 그는 넉 달 가까이 매일 이 영상을 업로드했고, 그중 한 콘텐츠는 15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인기에 기름을 부은 건 팔로어 77만을 보유한 틱토커 산고다. 리믹스한 기자의 음성에 맞춰 춤을 추는 꽁냥이 챌린지를 선보인 것이다. 음성의 주인공 MBN 이시열 취재기자는 자신의 목소리가 밈이 된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자는 뉴스를 시청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직업이다. 카메라 앞에서 똑 부러진 발음과 정형화된 말투를 사용해야 한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에 고양이가 귀엽게 걸어가는 상황에서도 이시열 기자가 미소를 참고 프로다움과 침착함을 유지한 이유다.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은 웃음을 기계적인 몸짓에 대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차분함을 유지해야 하는 기자의 모습은 어디서든 꼿꼿이 일하는 직장인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인터넷 밈이 된 기자들은 제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일상이 콘텐츠인 시대다. V-log가 유행하고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인터넷 밈으로 재가공되거나 게임, 음악 등에 삽입된다.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생성된 콘텐츠가 사랑받는 것이다. 뉴스 인터넷 밈 역시 기자의 말과 행동으로 뜻하지 않게 누군가는 웃고, 춤을 추기도 한다. 기자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우연한 상황으로 해프닝을 만들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따분하다고 느끼는 하루하루가 누군가에겐 새롭고 즐겁게 다가올 수 있다. 매 순간이 콘텐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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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인문학적개소리) 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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