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수낙총리- 스타머 노동당대표 총선 TV토론, 세금· 물가 두고 격돌
스타머 "보수당 집권 14년에 브렉시트 무력화, 경제 망쳐" 공격
[런던=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영국의 차기 총리직을 두고 7월 4일 선거의 라이벌인 리시 수낙 총리와 케이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4일(현지시간) 전국에 중계된 TV토론에서 격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영국의 무너져 가는 보건의료 시스템과 세금문제, 물가고를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승패를 가리지는 못하고 결론 없이 토론을 끝냈다.
보수당의 대표 수낙총리는 당의 승리에 대한 불신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없애고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분투했다. 반면에 스타머 노동당대표는 이 날 토론을 통해 총리 후보로서의 최고 지지율과 노동계급의 선호도를 굳히기 위한 목적으로 격론을 벌였다.
두 사람은 모두 영국의 낙후한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부터 붕괴된 이민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국경 전반의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둘 다 제대로 즉답을 하지 못했다.
수낙 총리는 2022년 말에 11%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이 자신이 집권한 이후로 2% 남짓 수준으로 하락한 것을 예로 들며 경제를 지키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자신의 "확고한 계획"을 계속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 번 선거는 보수당 정권의 "혼란과 분열"과 "노동당과 함께 국가를 재건하는 역사적 새 페이지를 넘기는 일" 사이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중도 좌파인 노동당이 두 자리 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노동당이 승리하려면 스타머는 이전의 보수당 지지자들에게서 노동당에게 영국의 경제와 국경 안보 문제를 맡겨도 된다는 신뢰를 얻어 내야만 한다.
영국 선거의 TV토론은 비교적 늦게 도입되어 2010년에 최초로 진행되었다. 당시 TV토론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대표로 "클레그마니아"를 양산하는 새로운 지지열기를 얻어 냈다.
그 때문에 클레그는 여론의 지지에 힘입어 보수당 연정 정부에서 부총리직에 오르기도 했다.
그 이후 영국에서는 그 때만큼의 영향력은 없었지만 선거 때마다 후보자 TV토론이 정례행사로 진행되었다. 올 해에도 투표일까지 여러 차례 더 거행되어 양대 당의 선두 후보 뿐 아니라 여러 당 대표들이 국민 앞에 나설 예정이다.
잉글랜드 북서부 도시 솔포드의 ITV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청중을 앞에 두고 진행된 수낙 총리와 스타머의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다소 불안하고 떨리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익숙한 주제에 집중했다. 수낙 총리는 노동당은 세금을 크게 올릴 것이라며 "그것은 저들의 DNA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으로 이민을 위해 작고 위험한 선박을 이용해서 목숨을 걸고 건너오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르완다로 이들을 돌려 보내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대하는 유럽인권위원회의 결의가 이뤄진다면 그는 영국을 아예 위원회에서 탈퇴시키는 쪽을 택하겠다고도 밝혔다.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보수당의 무려 14년에 이르는 집권기간과 특히 마지막 몇 해 동안의 혼란상을 지적하며 공격했다. 특히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돈과 사생활 문제로 스캔들을 일으켜 퇴임한 것을 물고 늘어졌다.
그의 후임인 리즈 트러스는 당원들에 의해 선출되었지만 무모한 감세 계획과 영국경제를 흔들어 놓은 실패한 정책 때문에 불과 49일만에 쫒겨났다는 이야기도 했다.
수낙은 전국 선거도 치르지 않은 채 2022년 10월에 그녀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되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스타머는 "지금 보수당 정부는 이미 통제력을 잃었다. 리즈 트러스가 경제를 완전히 망쳤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5년 동안을 또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스타머는 은행가 출신인 수낙 총리의 재산 문제에도 파고 들었다. 그러면서 자기 부친은 공장 노동자였는데 수낙 총리는 노동계급이 직면한 경제적 위협을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공격했다.
영국에서는 7월4일 의석 650석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단독, 또는 여러 당의 연정으로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당의 대표가 다음 영국 총리에 취임하게 된다.
한 편 이 날 양당 대표 토론에 앞서 니겔 파라지 독립당대표가 하루 전에 선거전에 뛰어들어 수낙 총리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우익인 개혁당(Reform U.K) 후보로 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파라지의 귀환은 수낙 총리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파라지와 개혁당이 보수당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보수파 노인 유권자층의 지지표를 흡수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파라지는 2010년 이후 집권해 온 보수당이 브렉시트를 지지한 국민을 "배신했다"고 주장한다. 브렉시트 이후 이민자의 유입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7월 4일 선거에서 클랙턴 지역구의 보수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노리고 있다. 더 큰 목표는 보수당이 패배할 경우 집권 노동당에 맞서는 "진정한"야당으로 정치적 생명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파라지가 기자회견을 가졌던 한 클럽에서 나올 때 한 여성 청중 한 명이 그에게 밀크셰이크로 보이는 음료수를 던져 덮어 씌웠다. 에쎅스 주 경찰은 클랙턴 주민인 25세 여성을 폭력 공격혐의로 체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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