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둔화, 계속된 금리 인하 기대[채권브리핑]
美 국채 금리 4~6bp 하락, 2년물 4.7%대
바이든 대통령, 난민 유입 제한 '행정명령'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고용 지표가 둔화하면서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주 7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5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나오는 터라 시장에선 해당 지표를 확인하고 가려는 심리가 커졌다. 그럼에도 미국채 금리의 하락은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 하락을 지지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미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둔화되는 가운데 간밤 발표된 미국의 4월 구인건수도 이를 지지했다. 4월 구인 건수는 806만건으로 전월(836만건) 대비로도 감소했고 예상치(835만건)를 하회했다.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사업체들의 노동 수요 둔화는 미국 내 만연했던 노동 수급 미스매치가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이 주목하는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는 1.2개으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2022년까지만 해도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는 2개였는데 그 뒤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4월 제조업 수주는 전월비 0.7% 증가, 예상치(0.6%)를 소폭 상회했으나 시장은 이보다는 고용지표 둔화에 더 관심을 쏟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여름께 구인률이 2019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12월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7월 금리 인하 확률은 17.5%로 일주일 전(10.2%)보다 올랐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가 확인되면 9월보다 이른 금리 인하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대목이다.
7일 공개되는 미국 5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신규 취업자 수가 18만5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4월엔 17만5000명으로 올 들어 예상치를 처음으로 하회했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꾸준한 둔화세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의 노동수급 불균형 해소에는 이민자들의 영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법이민, 난민 등이 미국 노동시장에 진입하며 저임금 일자리를 채워주면서 임금 상승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도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난민의 유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 통제가 핵심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불법 이민을 느슨하게 통제했다고 공격하면서 표심을 얻자 바이든 대통령도 이민 등에 엄격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대선 결과에 따라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노동시장 흐름을 분석할 때 주요하게 살펴봐야 할 변수다.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전문가들은 저임금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국고채 시장은 금리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국고채 금리는 이번 주 내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3.390%, 10년물 금리는 3.470%로 연초 낮았던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 전일 금리가 4~6bp 가량 떨어진 데다 6일엔 현충일로 휴장인 점, 7일엔 미국 고용지표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감한 투자 베팅이 일어나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밤에는 미국의 5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4월엔 49.4를 기록했는데 5월엔 51.0으로 기준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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