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모습 보이고파·경기장에서는 이겨야”…‘옛 스승’ MOON과 재회 기다리고 있는 강인권 감독 및 이승엽 감독 [MK창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6. 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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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옛 스승인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4일 두산과 NC의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일전이 열린 창원NC파크. 경기 전 화두는 김경문 감독의 프로야구 복귀였다. 김 감독은 지난 달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최원호 감독의 뒤를 이어 한화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가진 김경문 감독은 4일 수원 KT위즈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한화의 8-2 승리. 이로써 김경문 감독은 지난 2018년 5월 31일 대전 한화전 이후 2196일 만에 사령탑으로서 승전고를 울리게 됐다.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NC를 이끄는 강인권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승엽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김경문 감독은 특히 강인권 감독과 인연이 깊다. 현역 시절 포수였던 강인권 감독은 2002시즌을 앞두고 한화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는데, 이때 두산의 배터리 코치가 김경문 감독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어 2004년부터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06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강인권 감독은 2007년부터 김경문 감독 밑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또한 2011년 당시 신생팀이었던 NC 다이노스의 사령탑에 오르자 강인권 감독을 배터리 코치로 영입하기도 했다.

강인권 감독은 옛 스승인 김경문 감독에 대해 “대부분 엄하실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면에 매우 따뜻한 면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연락도 자주 주신다. 선수들에 대한 애정도 크다. 제가 (현역 시절) 두산에 갔을 때가 30살 초반이었는데 연습을 매우 많이 시키셨다. 30살 될 때까지 그런 연습을 해본 적이 없다. 연습을 정말 많이 시키시는데, 못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웃음). 그 과정 속에서 시간이 지나면 따뜻한 말씀을 문자로 주시고 왜 연습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시켜 주셨다. 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들도 명확하게 정립해주셨다. 경기 하실 때는 확실한 엄격함도 있었다. 카리스마야 다들 아실 것”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야구관 자체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앞에서 비춰지는 그런 모습 외에 사소한 것들도 챙겨주셨다. 따뜻함 그런 것들에 대해 큰 인상을 받았다. 저도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김경문 감독님이 하시는 것보다는 못 미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NC 감독으로 활약할 당시의 김경문 감독. 사진=MK스포츠 DB
NC를 강팀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김경문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앞서 말했듯이 김경문 감독과 강인권 감독은 창단 멤버로 많은 고생을 한 끝에 NC를 강팀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강인권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이 두산에서) 사퇴하시고 (NC가) 창단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전화주셔서 같이 할 생각이 있냐 하셔서 오게 됐다”며 “(NC의 1군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 많이 힘들었다. 코치들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어렵게, 힘들게 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초반 4월에) 9연패했다. 그리고 1승 하고 다시 연패가 길었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다. 우리가 계산했던 것과 너무 다르게 갔다. 우리가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초반에 연패에 쭉 빠졌다가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그때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다행히 NC는 해당 시즌 최하위일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7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최종 3위를 마크하며 당당히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강 감독은 “결국은 (김경문) 감독님의 힘이었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NC의 미국 스프링캠프를 방문했던 김경문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인연으로 강인권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 즉시 연락을 드렸다고. 그러자 옛 스승은 오히려 제자를 걱정했다.

강인권 감독은 “제가 어제(3일) 전화 드렸다. 김경문 감독님은 선임되신 것보다 제 걱정을 하시더라. ‘요즘 안 좋더라, 또 살 빠지더라’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는 오는 7일부터 대전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와 주말 3연전을 가진다.

강 감독은 “우리가 (최근에) 좀 좋았어야 하는데…”라며 “경기는 경기다. 축하드릴 일은 축하드리고 경기에 들어가면 제가 또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드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그래야 좀 더 뿌듯하게 보시지 않을까”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김경문 감독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는 NC 강인권 감독. 사진=김재호 특파원
역시 김경문 감독과 깊은 인연이 있는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두산의 사령탑 이승엽 감독 역시 김경문 감독과 인연이 깊다. 이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던 1995년 김경문 감독은 삼성의 배터리 코치로 활동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대회 내내 부진했지만,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이 감독에게 꾸준히 믿음을 보냈다. 그리고 이승엽 감독은 일본과 준결승전, 쿠바와 결승전에서 천금같은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김경문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당시의 김경문 감독(가운데)과 이승엽 감독(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그때를 되돌아 본 이승엽 감독은 “감독님이 안 계셨으면 제가 경기에 나가지도 못 했을 것이다. 다행히 마지막에 결과가 좋았다. 감독님은 워낙 선수들을 잘 믿어주신다. 단 마냥 믿어주시지는 않는 것 같다(웃음). (선수들이 실력으로) 믿음을 드려야 한다.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감독님만의 카리스마가 있다. 뭔가 모를 아우라가 있다. 너무 좋다. 뵌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한 번씩 통화하면 너무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한화 사령탑 부임에 대해 ”너무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문자로 축하 인사드렸다. 야구계의 대부다. 복귀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감독 대 감독으로 제가 한 수 배워야 한다. 경기장에서는 이길 수 있도록 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제가 많이 조언을 받을 것이다. 가르침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를 이끌게 된 김경문 감독.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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