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샤이하지만" 마운드에서는 '나쁜 남자'…"불투명했던 미래" ML 도전 잠시 접은 알드레드의 도전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마운드에서는 나쁜 남자처럼 마음을 갖고 던진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29일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손상으로 인해 토미존 수술대에 오르게 된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계약 규모는 총액 32만 5000달러(계약금 2만 5000달러, 연봉 30만 달러).
알드레드는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4라운드 전체 714순위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알드레드는 지난 2022시즌 단 한 차례 빅리그 마운드에 선 것이 고작이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6시즌 동안 174경기(28선발)에 등판해 20승 17패 28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남겼고, 최근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KIA는 알드레드를 영입한 배경으로 "평균 시속 140km 중반의 직구와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과 좋은 디셉션이 장점인 선수"라며 "트리플A 통산 9이닝 당 8.4개의 높은 삼진율을 기록하며 뛰어난 탈삼진 능력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알드레드는 시차 적응을 하는 등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으로 4일 처음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선수단과 상견레 시간을 가졌다.
현재 KIA는 알드레드의 합류가 시급하다. 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머물렀던 이의리가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함께 받게 된 까닭이다. 물론 KIA의 뎁스라면 이의리와 크로우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확실한 카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일단 알드레드는 이르면 오는 9일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의 등판이 유력하지만, 비자 발급과 불펜 투구 등을 지켜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는 아직까지 취업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오늘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날짜까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불펜 피칭은 내일(5일)로 생각 중이다. 알드레드는 미국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최근에는 7~80구까지 던졌다. 한두 번만 던진다면, 100구까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9일 두산전 등판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자와 시차 적응 등을 체크해서 날짜를 잡겠다"고 말을 아꼈다.
선수단과 상견례 후 캐치볼까지 소화한 뒤 취재진과 만난 알드레드는 자신을 "마운드가 아닌 곳에서는 굉장히 샤이하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남자이지만, 마운드에서는 180도 바꿔서 나쁜 남자처럼 마음을 갖고 던진다"고 소개하며 "굉장히 놀라운 팬들과 좋은 시설을 갖춘 KIA에 와서 좋다. 제임스 네일이 형으로서 잘 알려주고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KBO리그는 어떤 이미지일까. 알드레드는 "KBO리그에 오기 전부터 KIA가 1이를 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팀에 합류하게 돼 좋다. KBO리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차차 알아가겠다. 오늘 첫 훈련치고는 잘 소화했다. 시차 적응이 힘들었지만, 차차 극복해 나가고 있고, 날씨나 환경 모든 면이 좋았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는데, 경험을 해보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많은 배려를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빅리그 경험이 1경기에 불과한 만큼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KBO리그를 택한 알드레드. 그는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피츠버그에 있을 때 미래가 불투명했다. 그런 찰나에 KIA에서 좋은 계약을 제안해 줬다"며 "피츠버그 시절 같은 팀에 있었던 윌 크로우와 카일 하트(NC)와는 함께 운동을 하던 사이다. KBO리그가 얼마나 멋지고, 기대가 되는 곳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취업비자 발급이 완료되면, 9일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알드레드는 "나는 스위퍼를 던지는 것에 자신이 있고 좋아한다. KBO리그에서 많은 시도를 해보려 한다. 좌타자 기준으로 몸쪽 싱커와 바깥쪽 스위퍼를 던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챔피언스필드의 시설은 내가 몸 관리를 하고 체력을 가꾸는데 최적의 환경이다. 당장 100구까지는 어렵겠지만, 맞춰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외국에서 뛰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나라의 음식, 문화 등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까닭.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알드레드의 적응에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알드레드는 '매운 것을 잘 먹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한국에서 한우를 먹어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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