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탄섬의 중심,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
필리핀 세부는 대표적인 동남아시아 휴양지로 자리잡았을 만큼 리조트 경쟁이 치열하다.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자랑하는 세부 막탄섬. 그 중심에 선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만의 차별점을 탐구했다.
●우리가 꿈꾸는 바다
세부 막탄 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쯤 달렸을까. 2022년 9월 문을 연 세부의 '신상' 리조트,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에 도착했다.
새 리조트임을 말해 주는 깔끔하고 모던한 외관은 정신없이 달려온 여행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환대도 편안하다. 차에서 내리면 직원들이 조개를 엮어 만든 목걸이와 팔찌를 걸어 주며, 차가운 코코넛 음료와 함께 부드러운 미소를 건넨다. 기분 좋은 환대에 조금 부끄러워하며 로비에 들어서면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쏟아져 들어온다. 네모반듯한 창틀은 새파란 바다와 하늘, 조각품을 고요하게 담아낸다. 첫인상부터 그림처럼 완벽하다.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는 세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호구역인 힐루뚱안 해협(Hilutungan Channel)과 철새들의 7대 이동 경로 중 하나인 올랑고섬(Olango Island)을 바라보고 있다. 새파란 망망대해 위 섬 하나. 그동안 바라 왔던 완벽한 바다 풍경 아니던가.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바위가 많은 언덕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리조트를 설계했다는 점이다. 특히 해변에 널브러져 있다시피 한 바위들은 원래 형태와 위치 그대로라고. 그래서인지 원시적인 동시에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객실 건물이 살짝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261개의 객실은 대부분 바다를 바라본다.
모던한 이미지를 지향하는 쉐라톤답게 욕실도 깔끔하다. 세부 전통 디자인으로 된 나무 문을 양쪽으로 활짝 열면, 덩치 큰 사람도 완벽하게 숨을 수 있을 만큼 큰 욕조와 대리석으로 고급스러움을 한껏 살린 샤워실이 드러난다. 덕분에 밤마다 욕조에 바스솔트를 한 움큼 집어넣고 노곤해지도록 전신욕을 즐기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바삭거리는 베개와 이불 속에서 꿈 같은 밤을 보내고 나면, 남국의 햇살이 잠을 깨운다. 밤새 잠들어 있던 자유로움이 꿈틀거리며 일어나는 시간. 가볍게 몸을 일으켜 모닝커피 한 잔. 속박과 계획, 목표, 9 to 6…, 이런 것들을 훌훌 벗어 던지고 보석 같은 바다로 몸을 던질 차례다.
●액티비티와 휴식, 그 즐거운 반복
매일 아침 10시. 아쿠아로빅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리조트에 활기가 돈다. 수영장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경사면을 따라 2개의 수영장이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데, 필리핀 루손섬 북부의 중앙 산악지대에 조성된 세계문화유산 '코르디예라 계단식 논밭'을 형상화한 것이다. 위쪽 수영장엔 농구 골대와 배구코트가 설치돼 있고, 해변 쪽 수영장엔 수심이 얕은 수영장도 있어 어린아이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인지 쉐라톤엔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자가 많았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해변엔 파라솔과 선베드가 넉넉하고, 프라이빗하게 쓸 수 있는 카바나도 언제든 무료다. 뜨거운 햇살에 칵테일 한 잔으로 목을 축이다 보면 직원이 다가와 얼음처럼 차가운 수건을 건넨다. 얼굴에 닿는 그 짜릿한 수건 한 장에 섬세한 서비스를 느낀다.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의 또 다른 자랑은 전문 강사가 직접 운영하는 액티비티다. 카약, 스탠드업 패들보드, 스노클링 등 무동력 워터 스포츠 외에도 배드민턴, 탁구, 연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액티비티로 한껏 몸을 쓴 후, 스파로 노곤하게 몸을 풀어 보는 코스도 좋다. 쉐라톤 스파는 6개의 트리트먼트 룸을 보유하고 있다. 스파 공간 전체를 차분한 톤의 목재로 조성해 입구에서부터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도입된 프랑스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비(Vie)'의 제품을 이용한 다양한 힐링 마사지가 마련돼 있다. 테라피스트의 부드러운 손길에 1시간 정도 꿈나라를 헤매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스파 옆에는 24시간 피트니스 센터가 있어서 운동 마니아들의 루틴을 책임진다. 더불어, 12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공간인 키즈 클럽과 12세 이상의 청소년들을 위한 틴즈 클럽도 운영 중이다.
●오늘은 뭘 먹지?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 레스토랑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에선 매일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오늘은 뭘 먹어 볼까. 개성 강한 레스토랑들이 넘쳐나니 배고플 틈 없이 바쁘다.
1. 세부 유일의 동굴 레스토랑
부히 바 Buhi Bar
동굴 레스토랑, 부히 바는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가 전면에 내세우는 시그니처 레스토랑이다. 정교하게 석조 동굴을 조성해 원시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다이닝 레스토랑을 만들어 냈다. 숙련된 믹솔로지스트는 마법처럼 칵테일을 뚝딱 제조한다. 특히, 필리핀의 명물인 럼주를 베이스로 한 트위스티드 마이타이(Twisted Maitai)는 부히 바의 시그니처 칵테일이니 꼭 맛보길 권한다. 와인 종류도 다양해 부히 바에선 스페인식 타파스나 지중해 요리와 함께 페어링해 즐길 수 있다.
부히 바에는 바 카운터와 테이블 공간 외에도 비밀스러운 동굴 좌석이 3개 있다. 바다와 수영장을 바라보며 커플끼리 꽁알꽁알 이야기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부히 바에서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모든 음료를 1+1로 판매하니 놓치지 말기를.
2. 필리핀 전통 음식의 집합소
5씨엔 5 Cien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5씨엔은 매일 맛있는 조식을 책임진다. 필리핀 전통 음식과 각국의 퓨전 요리를 두루 선보이는 레스토랑 콘셉트는 인테리어에도 담겼다. 세부 로컬장인이 만든 수공예품과 유리, 철제 같은 현대적인 자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다른 레스토랑을 찾아가지 않아도 필리핀 전통 음식과 디저트를 한자리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5씨엔의 최대 장점이다.
필리핀 로컬 디저트를 제공하는 스테이션에서는 순두부에 흑당 소스를 넣은 타호(Taho), 필리핀 대표 초콜릿 음료인 식와떼(Sikwate) 그리고 초콜릿 과자인 타블리아(Tablia) 등을 맛볼 수 있다. 찹쌀과 코코넛 밀크로 만든 필리핀식 찹쌀떡 비코(Biko)나 캐러멜 푸딩인 레체 플란(Leche Plan) 같은 디저트는 필리핀 전통 복장을 입은 직원이 바구니에 담아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다수의 한국인 방문객들을 위해 비빔밥과 김치, 계란찜, 불고기 등도 마련했다. 에그, 누들, 팬케이크 스테이션 등도 있는데, 그중 특히 망고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열대과일 스테이션에선 행복한 탄성이 나온다. 두바이와 여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지금은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의 요리를 책임지는 김성훈 쉐프는 이렇게 말했다. "쉐라톤은 손님에게 드릴 건 확실하게 드려요. 망고가 이만큼 쌓인 걸 한 번 보세요."
세부에서 세부 전통 음식인 레촌(lechon)을 빼놓을 수는 없는 법. 아기 돼지 통구이 요리인 레촌은 양이 많아서 개인 주문보다는 단체로 주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껍질은 바삭하고 고소하며,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특히 식감이 좋은 껍질은 맥주와 궁합이 매우 좋다.
3. 니케이 음식이 궁금하다면
딥 Dip
딥은 아시아계 페루 음식인 니케이(Nikkei)를 선보인다. 니케이는 세계 곳곳에 진출한 일본 이주 노동자와 후손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음식 문화에서는 페루와 일본 음식이 결합된 퓨전 음식을 뜻한다. 날생선 음식인 세비체(Ceviche)는 일본 음식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대표적인 페루 음식으로, 딥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일본 사케를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은 사케 특유의 부드러움에 새로운 맛과 향이 어우러져 입 안을 즐겁게 한다.
이 밖에도 호텔 안에서 들러 봄직한 바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로비에 자리한 사 시티오(Sa Sitio)다.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 & 바로, 다양한 페이스트리와 음료 및 간단한 테이크아웃 음식을 제공한다.
글·사진 김진 에디터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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