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승' 점쳤던 인도 모디 총리, 간신히 과반 확보…"입지 줄 것"

김종훈 기자 2024. 6. 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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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여당 연합이 하원 로크사바 총선에서 승리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파운데이션의 니란잔 사후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정치적 지각변동"이라며 "모디 총리의 지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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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 여당 연정으로 과반은 지켰지만…63석 잃어 10년 만에 집권당 단독 과반 확보 실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인민당(BJP) 당사로 들어서며 총선 승리 축하를 받는 모습./AFPBBNews=뉴스1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여당 연합이 하원 로크사바 총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전체 543석 중 최대 401석 확보를 예상했던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29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모디 집권당 303석→240석 단독 과반 확보 실패

5일(현지시간)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따르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인민당(BJP)은 이번 총선에서 240석을 확보했다. 현재 BJP 의석이 303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3석을 잃은 것.

BJP는 이번 총선에서 단독으로 370석, 여당 연합 전국민주연합(NDA)을 통해 400석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출구조사도 NDA도 최소 353석에서 최대 401석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타임즈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 집계에 따르면 NDA가 확보한 의석은 293석에 그쳤다. 출구조사에서 118~182석 확보가 예상됐던 야당 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INDIA)은 234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INDIA의 의석을 229석으로 추정했다.

일단 연정을 통해 의석 과반을 확보하면서 모디 총리는 총리직 3연임에 성공했다. 총리직 3연임은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에 이어 모디 총리가 두 번째다. 그러나 예상보다 힘겹게 승리한 만큼 국정운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지각 변동…모디 입지 축소"
AP통신은 BJP가 집권당이 된 2014년 이후 단독으로 과반을 점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모디 총리가 연정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밀란 바이시나브 카네디 국제평화재단 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AP통신 인터뷰에서 "BJP가 연정의 선의에 크게 의존하게 됐다"며 "(연정 내 다른 정당들이) 정책, 정부 수립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파운데이션의 니란잔 사후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정치적 지각변동"이라며 "모디 총리의 지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디 총리는 일단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인도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며 국방력 강화, 청년 일자리 증대, 수출 확대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야당 연합 INDIA를 이끄는 라훌 간디는 출구조사 예측보다 선전한 데 대해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국정운영 방식이 국민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모디 총리에 대한 커다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 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INDIA)을 이끄는 인도국민회의(INC) 라훌 간디 대표가 4일 기자회견에서 집권당이 심판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대승 점치던 모디, 어쩌다…
모디 총리가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얻은 것은 비(非)힌두교 차별과 경제불평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결혼, 상속에 있어 종교법을 먼저 따르던 기존 관행을 중단하고 민법으로 통일하겠다는 모디 총리의 공약 때문에 무슬림, 기독교 등 비힌두교도들이 등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모디 총리 집권 기간 동안 상당한 경제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경제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월 세계불평등연구소(WIL)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상위 1% 부유층이 국가 전체 자산의 40.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중은 국가 전체의 22.6%에 달했다. WIL은 저소득층에게 교육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탓에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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