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슈퍼' 과연 누가 살까...GS도, 쿠팡도, 알리도 '글쎄'

유엄식 기자 2024. 6.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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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주관사, 이달 인수 후보 유통사 10여곳 접촉 추진
거론 업체 대체로 인수 부정적...매각가, 인수자 자금력 등 관건
홈플러스는 고객 빅데이터 기반 상품 구성을 큐레이션(curation)한 ‘지역 맞춤형’ 점포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을 오는 16일 리뉴얼 오픈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뉴시스(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가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나섰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SSM 3위 업체를 인수할 것인지 유통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SSM 시장에 강자가 될 수 있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업체들이 인수전 참여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이달 중 국내외 10여개 유통사를 대상으로 투자 안내서(티저레터)를 전달하며 개별 접촉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SSM 사업을 영위하는 GS리테일, 롯데쇼핑, 이마트 등이다. GS리테일은 현재 481개 GS더프레시 매장을 운영 중인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GS리테일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한꺼번에 310개 매장이 편입돼 2위 롯데슈퍼(매장 356개)보다 매장 수가 2배 이상 많아진다. 통합 후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GS리테일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면서 쌓은 가맹사업 노하우도 합병 후 시너지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GS리테일은 신중한 반응을 나타낸다. 업계 관계자는 "SSM 사업이 잘 되려면 단순 매장 수 확대가 능사가 아니"라며 "기존 점포와 상권이 겹치는지 주력 매장의 구성과 지역 등 양사 통합 시너지부터 제대로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GS리테일은 GS더프레시 신규 출점 외에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지방 매장 중 매출이 준수한 점포를 인수해 GS더프레시 매장으로 새단장하며 점유율을 높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점포와 상권이 겹치는 리스크를 감내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한꺼번에 인수하는 선택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롯데와 이마트는 인수 가능성이 더 낮다는 게 중론이다. 롯데는 2019년 500여개에 달했던 롯데슈퍼를 4년 간 150여개 줄였고 마트와 물류 통합 작업을 진행해 왔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이마트와 SSM 이마트에브리데이 법인을 통합하며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300개가 넘는 SSM 매장을 인수하는 전략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매장과 신선식품 퀵커머스(신속배송) 시스템이 이커머스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인수에 부정적이다. 쿠팡은 향후 3년간 국내 물류망 구축에 3조원대 추가 투자를 진행해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와의 경쟁에 집중할 방침이다. 알리도 국내 물류망 구축, 셀러 영입, 소비자 보호 등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나 오프라인 매장 구축에는 관심이 높지 않다.

결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일단은 투자금 회수가 급한 매도자 측이 '을'의 입장에서 매수자의 의중에 맞추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제시할 매각 희망가격이 이번 인수합병(M&A)의 흥행을 좌우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매출 약 1조20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A)률은 약 8%로 알려졌다. EBITA 금액 환산 시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통상 M&A 시장에서 EBITA의 10배 수준으로 기업 가치가 정해진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인수액 규모가 1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서 업체의 자금력도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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