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신장암 수술, 로봇수술로 부위 15배 확대... 신경손상 최소화, 합병증 적어

이순용 2024. 6. 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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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방석환 교수, 로봇을 이용해 암 조직만 치료
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관… 이곳이 망가지면 몸속 노폐물 제거가 어려워져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에 달해. 하지만 4기에 발견하면 완치율 10%대로 떨어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신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 몸의 피를 걸러서 노폐물을 제거하고 소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과잉의 불필요한 물과 염분, 그리고 체내의 여러 활동으로 만들어진 노폐물 및 대사산물들을 제거하게 된다.

신장에서 발생한 종양이 모두 악성종양은 아니다. 신장 자체에서 발생한 원발성 종양과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종양이 신장으로 전이한 전이성 종양으로 구분된다. 대부분 원발성 종양이며 그 중 85~90% 이상은 악성종양, 즉 신장암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위험인자는 흡연, 비만, 고혈압 등이다. 다낭종신 같은 신기형이나 장기간의 혈액투석, 폰 히펠 린다우 증후군과 같은 유전 증후군에서는 크게 발병률이 올라가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 수술이 최선인 신장암, 로봇수술로 말끔하게

신장암은 특징적으로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90%를 상회하는 암이지만, 치료의 시기를 놓쳐 전이암으로 이행하게 되면, 그 치명률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된다. 신장은 복막 뒤쪽에 있어 초기에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옆구리 통증, 혈뇨, 복부 덩어리, 피로감, 체중 감소, 발열, 빈혈 등이 보이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이렇게 진행된 신장암은 다른 암과 비교 시 예후가 더 좋지 않고 전이가 된 4기 신장암은 완치율이 10%대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다행히 최근들어 복부 초음파와 전산화 단층촬영이 널리 보급되면서, 작고 병기가 낮은 신종양이 우연히 발견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20~30%의 환자들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

신장암의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신장암은 일반적으로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요법에 잘 반응하지 않으므로 현재로서는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4cm 이하의 조기 신장암은 현재 부분 신장 절제술이 표준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로봇을 이용한 부분 신절제술의 결과는 매우 우수한 편이다. 그러나 신장암은 병의 특징상 치료가 진행된 10년 이후에도 재발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긴 시간 꾸준히 검사를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없는 초기 신장암의 경우 종양이 있는 한쪽 신장 전체를 절제하는 근치적 신적출술이나 신장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종양만을 절제하는 부분 신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어 수술요법이 힘든 경우에는 면역요법이나 면역화학요법, 표적치료 등을 시행하게 된다.

신장을 보존하고 종양만을 절제하는 부분 신절제술은 근치적 신적출술과 비교하여 종양학적으로 생존율에 차이가 없거나 더 우수하다. 또한 기능적으로 신장기능을 더 보존할 수 있어 작은 신종양의 경우 부분 신절제술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로봇술기를 이용한 정교한 수술이 신장암에 적용되면서 수술 부위를 3D 영상으로 최대 15배까지 확대할 수 있어 입체적인 시야 확보가 가능하며, 사람 손과 유사한 관절이 내장돼 정교하고 정확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수술 부위의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을 정확하게 제거하기 때문에 출혈과 통증, 합병증과 후유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 신장암 1기· 3기 생존율 하늘과 땅 차이

한쪽 신장 전체를 절제해야 했던 경우라도 로봇을 이용한 로봇 부분 신절제술로 가능한 건강한 신장 조직을 많이 남길 수 있다. 신장 부분 절제술은 한쪽 신장을 다 제거하지 않고 종양만을 제거해서 신장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비뇨의학과 의사에게 제일 까다로운 수술 중 하나인데 종양이 혈관에 가깝거나 신장 내부에 깊숙이 위치해 있는 등 수술이 복잡해지고 까다로울 경우 로봇수술이 신장 기능을 더 잘 보존하도록 한다.

또한 최근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수술팀이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신장 부분 절제술의 새롭고 독창적인 수술법은 신장암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일것으로 기대된다. 단일공 로봇의 특성상 화면을 거꾸로 보아도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방향이 바뀌지 않고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술기를 이용하면 신장 후면 그리고 신우 부분에 존재하는 까다롭고 어려운 종양을 보다 정밀하고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방석환 교수는 “신장암 1기와 3기의 생존율은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는데, 초기에 발견하면 평생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극복해 낼 수 있어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건강할 때 미리 검진을 적극적으로 하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복되는 요로 감염과 신장암은 큰 상관관계를 갖지는 않으므로, 방광염 등의 염증이 호발하는 젊은 여성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더 적극적인 검사가 요구되지 않으며, 또한 신장에 혹이 보인다 하여 모두 암인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방석환 교수가 로봇술기를 이용해 신장암의 종양만 제거해 신장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로봇 부분 신절제술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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