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톈안먼 35주년' 지우기 총력...서방은 '기억하라 8964' 추모

정유신 2024. 6. 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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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35주년을 맞은 어제(4일), 중국은 본토는 물론 홍콩 통제를 강화하며 역사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반면, 미국과 타이완 등 세계 곳곳에선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정유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타이페이 시민들이 촛불을 모아 '8964' 숫자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1989년 6월 4일, 중국 당국이 톈안먼 시위를 유혈 진압한 날을 의미합니다.

중화권에서 유일하게 추모 집회가 열린 타이완에선 밤 8시 9분이 되자, 64초간 묵념이 이어졌습니다.

당시 수천 명의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붉은 색 기둥도 등장했습니다.

[후안 충하오, 대학 연구원 : 중국이 이 사건(톈안먼 시위 진압)을 숨기려 할수록, 우린 이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반면 최근 새 국가보안법이 시행 중인 홍콩 도심에선 종일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톈안먼 관련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도한 시민마다 줄줄이 경찰에 연행됩니다.

행위 예술가가 아무 말도 없이 '8964'를 손짓만 했는데도 경찰들이 바로 에워쌉니다.

로마 숫자로 톈안먼 날짜가 찍힌 검은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끌려가기도 합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홍콩 경찰에 1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선 행사 대신 창가에 전자 촛불을 올려놓고 희생자를 추모했습니다.

[브라이언, 홍콩 시민 : 그저 기억하고 싶을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잊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35년 전 그날 역사 현장인 중국 베이징 톈안먼 주변은 하루 종일 평온했습니다.

톈안먼 망루는 문을 닫고 관람객을 받지 않았고, 광장 지하철역은 임시 폐쇄하고 검문검색이 강화됐습니다.

시위 관련 검색은 금기가 된 지 오래됐고, 35주년을 앞두고 프로필 사진 변경이 차단되는 등 온라인 통제까지 강화됐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 1980년대 후반 정치 소요에 대해 중국은 오래 전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빌미로 중국에 대한 어떤 비방이나 내정 간섭에 반대합니다.]

톈안먼을 지우려는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제사회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정유신입니다.

YTN 정유신 (yus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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