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종부세 개편 '솔솔', 주택시장도 '슬슬?'

채신화 2024. 6. 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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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완화 가닥
1주택자도?…강남·수도권 집값 오를듯
부자감세 논란, 시장 가격불안 '변수'

이른바 '부자세'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여부에 부동산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종부세 폐지까지 염두에 둔 개편을 예고했다. 우선 다주택자 중과세율 완화부터 시행할 거란 전망이 많다. 이렇게 되면 주택 거래에 숨통이 트이고 전·월세 등 임대 공급이 원활해질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그 정도를 넘어 주택 수요자들이 추가 주택 매수에 나서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뛸 거란 예상도 있다. 이 때문에 임대 사업자 인센티브, 대출 규제 병행 완화 등을 통해 가격 불안 요인은 줄이고 임대 공급을 유인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주택 종부세 중과세율 사라질까?

5일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 개편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올해 7월 내놓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가 들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중과세율(3주택 이상)을 기본 세율로 통합하는 '세율 체계 일원화'가 점쳐진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징벌적 과세'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세제 완화를 시행하면서 종부세 대상자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종부세가 중산층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종부세는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된 세금이다. 납세자 1% 미만의 고가 및 다주택 보유자에게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보유세 개념에서 태어났다. 2018년부터는 공시가격, 종부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이 높아지면서 그 부담이 늘어 논란도 커졌다.

종부세 도입 20년 동안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현재 서울 소재 99㎡(30평)형대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중산층까지 종부세 대상으로 편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 탓에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21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런 이유를 들며 "굉장한 악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종부세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엔 보유 주택수와 무관하게 0.5~2.0%의 세율을 적용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수에 따라 중과세율을 적용했다. 1주택자 0.6~3.0%, 조정대상지역 2~3주택자 이상 1.2~6.0%로 세율을 이원화했다. ▷관련기사: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합헌'(5월30일)

그러다 윤석열 정부 들어 2023년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폐지하고 기본세율(0.5~2.7%)로 전환했다. 다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유지했다. 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조장' 등을 이유로 반대해 일부 완화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결과다. 

대신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 최고 세율을 기존 6.0%에서 5.0%로 1% 포인트 낮췄다. 현행 3주택 이상 종부세는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25억원 이하 2.0% △50억원 이하 3.0% △94억원 이하 4.0% △94억원 초과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각 구간의 기본세율 1.3%, 1.5%, 2.0%, 2.7%의 두 배 수준이다. 

주택 개인 종합부동산세 세율/그래픽=비즈워치

1주택자도? "가격 불안 막으려면…"

일각에선 '1주택자 종부세 폐지'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는 보유 주택수에 따라 종부세를 중과하고 있는데, 이미 저가 다주택자와의 과세 형평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와서다. 

가령 6억원짜리 3채를 보유하면 최고 2.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20억원짜리 한 채만 갖고 있으면 최고 세율이 1.3%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 먼저 1주택 종부세 폐지론을 거론했다. 지난해 종부세 납부 대상 중 1주택자 차지 비중은 27%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에 대해선 신중한 기류다. '똘똘한 한 채'로 상징되는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은 기왕이면 똘똘한 한 채를 사려고 할 테고, 지금 강남 (집값이) 움직이는 것도 그런 기대감이 조금 작용한 것 같다"며 "종부세가 완화되면 가격이 단기간에 뛸 수 있어서 미리 구입하려는 시도들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1주택자 보유세까지 폐지하면 자산 불평등을 악화하고 지자체 재정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반발도 나온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조사에서 '1주택자 종부세 전면 폐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52%의 응답자가 '매우 부정' 또는 '부정'으로 답했다. 

우선 다주택자 중과세부터 만지고 이후 대대적인 개편에 나설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또한 특정 지역의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완충 작용을 해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줄면 수도권 중심으로 추가 주택 매수가 생기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지방에서는 충청권은 세종, 부산은 해운대 등 비싼 동네로 몰리면서 집값 양극화 심화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부작용을 줄이려면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등을 통해 임대 공급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공급 위축 해소와 함께 가격 안정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종부세 완화 시 집값 상승 영향을 받을 지역에 대해 "도심에선 강남, 용산, 마포 등에 수요가 몰리고 비강남권에선 은평, 연신내 등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이슈가 있거나 1기 신도시 쪽이 2차, 3차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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