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부에 “여가부 인력·예산 확충해 2년 내 추가보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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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의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충하라"고 권고하며 이에 대한 이행사항을 "2년 내 추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가족부 장관을 100일 넘게 공석으로 방치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여가부를 정상화하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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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조속 임명하고 기능 유지해야”
여가부 폐지 우려 속 국내외 지적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의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충하라”고 권고하며 이에 대한 이행사항을 “2년 내 추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가족부 장관을 100일 넘게 공석으로 방치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여가부를 정상화하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CEDAW는 권고안에서 “여가부의 인적·기술적·재정적 자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여가부 직원들이 모든 정부 부처에 성 주류화 노력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여가부가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CEDAW는 이같은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취한 조치를 설명하는 서면 자료를 “2년 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CEDAW는 협약국이 권고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여성차별철폐협약 이행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항목에 대해 이러한 후속조치를 내린다. 정부가 여가부의 인적·기술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여성 권익보호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조치는 여가부 폐지에 대한 우려 속에 나왔다. <관련기사 세계일보 2024년 5월30일자> CEDAW는 “여가부 장관 임명 실패, 여가부 예산의 급격한 감소, 퇴행적인 여성정책이 크게 우려된다”며 “여가부 장관을 지체 없이 임명하고 어떠한 조직개편에서도 그 기능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윤 대통령은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이 잼버리 파행 책임을 지겠다며 제출한 사표를 2월20일 수리한 이후 100일 넘게 후임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오경진 사무처장은 “이번 최종 권고안은 이례적으로 여가부 폐지나 예산 축소, 정책 퇴행 등 국가 성평등 정책 추진 체계에 대한 내용이 매우 상세하게 담겼다”면서 “2년 내 추진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긴급 과제로까지 명시된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성평등 정책이 국제사회 기준에서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를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국회에서도 여가부를 정상화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여성가족부 장관을 고의로 비워두는 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대통령 직무를 심각하게 유기하는 것”이라며 조속한 여가부 장관 임명을 촉구했다.
진 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은 여가부 장관 공석 상황을 언급하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담당하는 권익증진국장도 직무대리 체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여가부를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표현하며 “하루 빨리 여가부 장관을 임명하고 (여가부를) 정상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전진숙 의원도 성명을 내고 “정부가 여가부 장관직을 100일 넘게 공석으로 방치한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의 명백한 업무해태이며 여가부를 폐지하기 위해 계획된 고의가 아닐까 의심된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젠더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교제폭력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등 여전히 여가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산적해 있지만, 현 정부는 여성 정책 후퇴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며 “여가부 장관을 조속히 임명하고 여성 인권과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덧붙였다.
조희연·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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