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1년 남았는데…대체지 못찾는 매립지[수도권매립지 대란①]
2023년까지 1075만톤 매립…전체 용량 중 60% 꽉 차
환경부 "대체지 필요" vs 3개 시도 '응모지 없어'
[인천=뉴시스] 오정우 기자 = "서울 인천 경기 3개 시도가 소각하고 남은 찌꺼기나 소각 못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수도권매립지'는…"
지난달 28일 오전 7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에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 김모(46)씨는 쏟아지는 쓰레기 더미를 가만히 쳐다보며 입을 뗐다.
김씨는 동이 튼 오전 6시 무렵 매립지에는 서울·인천·경기 3개 시도의 24개 지역으로부터 쓰레기가 몰려온다고 했다.
갈색 토양 위로 가죽 신발과 옷가지, 과자, 미처 걸러지지 않은 플라스틱 물병 등이 널브러졌다.
갈매기와 까마귀 약 60마리가 흰색, 파란색, 보라색의 다양한 지역에서 온 종량제 봉투를 뜯어내고는 닭 뼈를 쪼아댔다.
종량제 봉투의 비닐을 뚫고 나온 악취가 매립지 뒤편의 바다 내음와 섞이는 참이었다.
“겉으로는 평평해보이죠? 그래도 땅 아래에 20m에 가까운 쓰레기가 쌓였어요”.
김씨는 굳어버린 땅을 두어 차례 밟으며 한 기둥을 가리켰다. ‘수직가스포집정(포집정).’
포집정을 통해 이미 땅속 깊이 파묻힌 쓰레기에서 메탄 가스를 뽑아낸다고 했다. 3-1매립장에 있는 포집정 239개에서 추출된 가스는 50㎽급 발전소로 보내지고 공사는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팔고 있다.
오전 7시께 '뿌' 소리를 내며 '구로' '안양' '인천' 등이 적힌 트럭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경광봉을 든 안내원에 따라 초록색 트럭들은 2m 간격으로 대기했다.
생활 폐기물 더미를 담은 트럭 뒤 칸은 수평을 유지하다가 이내 오른쪽으로 30도 정도 기울더니 쓰레기를 토해냈다. 채 2분도 걸리지 않은 이러한 작업이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진다.
매립장에서 쓰레기 반입을 감시하는 50대 남성 고모씨는 작업이 끝났음에도 목장갑을 벗지 못하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정신없어 보인다는 말에 혀를 한 차례 내둘렀다. 그는 "내가 알기로 하루에 2000~3000t을 반입하는 것으로 안다"며 "반입 총량제를 해서 예전보다 양이 줄었음에도 이 정도"라고 했다.
난지도 쓰레기처리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1992년 당시 경기도 김포군 간척지 일부를 매립지로 지정했고 서울, 인천, 경기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쓰레기 매립장을 조성하게 됐다. 그래서 김포매립지로도 불린다. 현재는 이곳이 인천으로 편입됐다.
환경부는 2021년 7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2026년 수도권매립지 직매립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같은 해 11월 ‘건설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와 재활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건설폐기물과 잔재물(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2025년부터 반입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수도권매립지는 일몰인 2025년을 앞두고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보다 반입되는 쓰레기양은 줄었더라도 매립할 수 있는 용량은 점점 임계치로 다다러서다.
5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누적 매립량은 1075만t을 기록했고 이는 당초 수용할 수 있는 설계 용량인 1819만t의 약 60%에 달한다.
'포화'까지는 잔여 용량이 충분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 해 누적 매립량이 4%였던 2018년에 비해 가파른 속도로 쓰레기가 쌓이는 상황이다.
수도권 소각장에도 쓰레기를 처리하는 왜 여기까지 오게될까. 김씨는 "서울 등에서 소각하지 않은 쓰레기와 음식물찌꺼기(음폐수)가 이 매립지에 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울 쓰레기 소각장은 마포·강남·양천·노원 등 단 4곳 뿐. 지난해 3월 서울 마포구 도시환경국에서 발표한 '마포구 신규 소각장 건립에 대한 소관부서 추진상황 보고'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하루 3200t이다. 이 가운데 소각장 4군데는 약 2200t을 소각한다.
서울에서만 쓰레기 '1000t' 가량을 매일 수도권매립지로 보낸다는 의미다.
실제로 매립장은 이 같은 쓰레기로 언덕이 쌓일 정도였다. 생활폐기물, 음폐수, 슬러지(하수 처리 후 찌꺼기)가 쏟아지면 '불도저'가 이를 밀고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김씨에 따르면 10시간에 걸쳐 적층된 쓰레기는 오후 4시부터 흙을 덮어 매립하는 '일일복토'로 파묻힌다. 7일 간의 일일복토가 끝나면 추가로 매립하는 중간복토가 이어져 '1단'이 완성된다.
김씨는 이 같은 작업으로 1단에 5m 높이가 쌓이고 '8단'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김씨는 "현재 밟고 있는 땅은 4단"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쓰레기를 파묻다 보면 조기에 포화 상태가 올 것이라며 "포화되면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와 3개 시도가 모인 '4자 협의체'는 오는 25일까지 수도권매립지 대체지를 공모받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이에 응한 지자체는 없는 상황이다. 대체지가 나타나지 않을 상황을 묻자 김씨에게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어우 그러면 안 되죠. 이제는 4자 협의체가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예요."
한편 이곳 매립장에서는 지난 2월1일 2900만원 어치 현금 다발이 발견돼 화제가 됐었다. 당시 동봉된 은행 예금확인서를 통해 경기도 시흥에 있는 주인(사망해 유족에게 전달)을 찾았고, 돈다발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60대 작업자는 경찰로부 감사장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frie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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