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57.6조로 늘어…부실우려 규모 2.41조

김형섭 기자 2024. 6.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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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국내 금융시스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금융권 총자산 대비 0.8%에 불과…손실흡수능력도 충분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57조6000억원에 달하며 손실 우려 규모는 2조4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권 총자산에 비해 투자금액이 크지 않고 손실흡수능력도 충분한 만큼 국내 금융권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금융당국은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56조4000억원 대비 약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1조3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54.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1조6000억원(20.2%), 증권 8조8000억원(15.2%), 상호금융 3조7000억원(6.4%), 여신전문금융 2조1000억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1%)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8000억원(60.3%)으로 가장 많고 유럽 11조5000억원(20.0%), 아시아 4조2000억원(7.3%) 등의 순이다. 오세아니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지역과 복수지역 투자는 7조2000억원(12.4%)이다.

만기별로는 2024년까지 10조6000억원(18.3%), 2025~2026년 16조5000억원(28.7%), 2027~2028년 12조6000억원(22.0%), 2029~2030년 5조2000억원(9.0%) 등으로 분포돼 있다. 2031년 이후 만기도래 금액은 12조7000억원(22.0%)이다.

금감원은 "미국의 고금리 지속 등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와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금액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이어진 저금리 국면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미국, 유럽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붐이 전세계적으로 일었지만 코로나19 종료 이후 오피스 빌딩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맞물리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이처럼 미국, 유럽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사업장에서 손실 우려가 있는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자산도 증가하는 등 부실화 가능성은 확대되고 있다.

EOD는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이나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담보인정비율)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데 EOD로 인해 선순위 투자자의 매각 결정이 이뤄지면 중·후순위로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부동산 사업장 35조1000억원 중 2조4100억원(6.85%)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 말 EOD 발생 자산이 2조31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만에 부실 우려 규모가 1000억원 증가한 것이지만 3분기 상승폭(+9800억원)보다는 둔화됐다.

다만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로 인한 손실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금감원은 "2024년 들어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하락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나 추가 가격하락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크지 않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금융권 총자산 6859조2000억원의 0.8%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6.56%, 보험업권의 지급여력비율은 232.2%, 증권업권의 순자본비율은 734.9%를 기록하는 등 손실흡수능력도 양호하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적정 손실 인식과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면서 금융회사의 대체투자 프로세스를 점검해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EOD 발생 등 해외 대체투자 관련 특이동향 발생시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토록 하고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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