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북아프리카가 세계 경제 미래…韓기업, 현지화로 공략하라"
아말 도칸 500글로벌 MENA 매니징 파트너 인터뷰
투자자 드물던 MENA 지역 일찌감치 진출해 자리잡아
스타트업·AC 육성 프로그램 도맡아 생태계 활성화
한국과의 협력 가장 기대하는 국가로 '사우디' 꼽아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글로벌 경제의 미래다.”
중동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 500글로벌 MENA 지사의 아말 도칸 매니징 파트너에게 중동 투자시장이 왜 매력적인지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는 도칸 매니징 파트너가 중동과 같은 신흥 시장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우선 MENA 지역은 젊고 신기술에 능숙한 인구가 다수 포진해 있어 신기술에 대한 포용성이 높다. 또한 스타트업 혁신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이데일리는 최근 아말 도칸 500글로벌 MENA 매니징 파트너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칸 매니징 파트너는 사우디 벤처캐피털(VC)&사모펀드(PEF) 협회에 속한 MENA 지역 투자은행(IB) 전문가다. MENA 지역에 진출 시 한국 기업의 강점과 유의할 점 등을 들을 수 있었다.
500글로벌은 MENA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사로 불린다. 글로벌 투자자가 드물던 MENA 지역에 지난 2012년부터 진출했다. 시장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내린 결단이었다. 회사는 30건 이상의 투자를 진행한 끝에 2017년 MENA 전용 펀드인 500 팔콘을 3300만달러(약 457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500글로벌 MENA는 현재까지 320여 개 회사에 투자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 △이집트 데이팅 앱 ‘하모니카’ △디지털 화물 네트워크 제공 업체 ‘트럭커’ △이커머스 플랫폼 ‘플로워드’ 등이 꼽힌다.
현지 여성 창업가나 투자자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이다. MENA 지역은 우리에게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다르다는 후문이다. 회사의 글로벌 포트폴리오사 중 여성 창업자를 보유한 곳이 25%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창업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아말 도칸 매니징 파트너는 “소외된 지역 창업자에 대한 투자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원동력”이라며 “스타트업이나 VC 업계에서 더 많은 여성이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500 글로벌 MENA는 지역 내 다양한 주체와 협업해 펀드를 조성하거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일례로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 산하의 사나빌인베스트먼트와 사나빌 500 MENA 시드 액셀러레이터를 출범시켰다. 또한 사우디 미스크(Misk) 재단과 Misk 500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카타르 과학기술단지와 MENA Dojo 시리즈 A 프로그램을 내놨다. 2019년부터는 액셀러레이터 매니저스 부트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해 MENA 지역 내 액셀러레이터 매니저와 투자자를 육성하기도 했다.
한-사우디 간 시너지 가장 기대
500글로벌은 각국 지사가 협업해 포트폴리오사를 육성하고, 이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거나 후속투자를 유치하게끔 돕는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MENA 지역에 진출하기를 원할 때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도칸 매니징 파트너는 “다양한 문화적 특성, 규제 환경 그리고 현지 소비자의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며 “즉 강력한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지역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회사는 한국 지사와의 협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예컨대 한국 스타트업을 MENA 지역으로 진출시킬 때 시장 적합성을 검증해주는 식이다. 또한 워크숍이나 멘토링, 현지에서의 직접 지원도 진행 중이다.
그는 다양한 MENA 지역 국가 중 사우디가 한국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과 사우디의 스타트업 생태계 간 협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은 특히 △재생에너지 △콘텐츠 △관광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서 두드러진다”며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대기업이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최첨단 솔루션과 사우디의 역동적인 투자 환경이 시너지 효과를 내 상호 성장과 발전을 창출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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