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 끝나고 고용열기도 식는다...그 다음은 금리인하[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6. 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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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가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4. 4. 4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스탠퍼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뉴욕증시가 최근 혼조세를 딛고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고용보고서는 이날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지만 오히려 이런 뉴스가 금리인하로 연결될 거란 희망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특별한 거시 변수가 없는 가운데 최근 잇따른 하락세로 인해 소폭 반등세가 나온 것으로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증시에선 횡보장이 이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40.26(0.36%) 상승한 38,711.2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7.94포인트(0.15%) 오른 5,291.34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8.38포인트(0.17%) 올라 지수는 16,857.05에 마감했다.

버댄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메간 호너만은 "지금 시장은 변동성을 일으킬만한 촉매제를 찾고 있다"며 "나쁜 소식이 실제로는 나쁜 소식이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좋은 소식은 금리인하 지연으로 증시에 나쁜 소식이 됐고, 최근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나쁜 소식은 금리인하를 기대하게 하면서 좋은 소식이 되는 상황을 빗댄 지적이다.

호너만은 "서비스 부문의 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고용 보고서에서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때까지 더 넓은 시장은 통상적인 횡보를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4월 일자리 공석 806만개..식어가는 노동시장
미국의 4월 일자리 공석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남부 국경에 관한 잠재적인 폐쇄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열기가 식지 않던 노동시장의 냉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4월 일자리 공석 수는 805만 9000개로 경제학자들의 기존 예상치인 835만5000개를 현저히 밑돌았다. 노동부는 기존 발표됐던 3월 일자리 숫자도 835만 5000개로 하향 수정됐다. 노동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같은 기간에 정리해고 건수는 150만명으로 전월비 거의 변동이 없었고, 퇴직 건수는 350만명 수준이었다.

4월에 채용자수는 560만명으로 변동이 없었다. 내구재 제조업은 5만 2000개 증가했지만 여가와 오락, 예술 분야에서는 4만 5000개가 감소했다. 연방정부 일자리도 8000개 줄었다.

일자리 수는 2022년 1200만건까지 폭증했다가 서서히 내려앉고 있다. 4월 805만 9000개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2020년 500만개 이하로 줄었던 것이 2022년 두배 이상으로 뛰었다가 정상을 되찾아가는 모양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에 700만개 안팎까지 일자리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가는 하락세 지속
국제유가는 최근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오펙 플러스가 감산 계획을 접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분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21% 하락한 배럴당 73.3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1.01% 하락한 77.59달러를 나타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오펙 플러스 회원국들은 지난 주말 8명의 회원국 대표들이 일부 자발적 감축생산을 풀기로 하면서 올해 억제됐던 생산량의 일부를 다시 시장에 내놓기로 합의했다. 전일 월요일에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경제학자들이 5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약하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석유 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SEB의 수석 원자재 분석가 비얀 쉴드롭은 "지금까지 수량보다 가격이 최우선이라는 일방적인 메시지가 있었는데 오펙은 많은 양의 물량을 억제해왔고 이제 우리는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 재고 증가와 약한 경제 지표로 인해 글로벌 수요가 계속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연기하게 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 8% 하락했다.
머스크, 테슬라용 엔비디아칩 엑스로 빼돌려
[런던=AP/뉴시스]브라질 연방대법원 판사가 7일 밤(현지시간) 늦게 가짜뉴스 유포와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에서 일론 머스크 X(옛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를 표적으로 삼아 브라질 정부에 대한 방해 혐의로 별도의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은 2023년 11월2일 런던의 한 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의 모습. 2024.04.08. /사진=유세진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용도로 주문한 엔비디아칩 H100 GPU 1만 2000개를 또다른 자신의 회사인 엑스(X)로 빼돌린 정황이 나타났다. 이날 CNBC는 엔비디아 내부문건을 입수해 머스크가 테슬라용으로 예약됐던 AI(인공지능) 프로세서 상당량을 X로 공급받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전기차 제조사가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의 주력 인공 지능 칩인 H100의 수를 3만 5000개에서 8만 5000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며칠 후 X에 게시한 글에서 테슬라가 올해 AI 기술 확대를 위해 관련한 100억 달러의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엔비디아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X가 테슬라보다 빨리 칩을 공듭받을 수 있도록 지시하면서 테슬라에는 유무형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만들려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해 필요한 슈퍼컴퓨터 계획은 이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CNBC는 12월 엔비디아 메모에 따르면 머스크가 테슬라용 H100 1만 2000개를 X가 받게하면서 그 대신에 1월과 6월에 예정된 1만 2000개 H100은 테슬라가 나눠받게 됐다.
테슬라는 당시 급격한 인원감축을 진행 중이던 때라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진행하던 H100 프로젝트는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았다.

CNBC는 이런 맥락에서 머스크가 테슬라 CEO를 역임하는 동시에 X나 다른 인공지능 기업, 스페이스엑스 등을 동시에 경영하는 것이 일련의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테슬라 주주들은 주가가 올해만 30% 가까이 급락하자 머스크의 충실의무 위반을 지적하고 있는 실정이다.

머스크는 실제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와 터널링 벤처인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의 창립자인 동시에 항공우주 회사 스페이스X(SpaceX)의 CEO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는 트위터라 불리던 Z를 2022년 말 440억 달러에 인수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AI 스타트업인 xAI를 설립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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