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청개천’ 될라… 서울시, 출입 허용 추진에 70%가 반대

최연진 기자 2024. 6. 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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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유일한 반려견 금지 하천

서울시가 청계천에 반려동물 출입을 허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정부 ‘청원24′ 사이트 등에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청계천의 구간을 나눠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계천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2005년 복원 당시부터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돼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데 반려동물까지 다니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취지였다.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된 하천은 청계천이 서울시내에서 유일하다.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이 제지할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서울시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반려견은 총 61만2000마리다. 서울의 가구수 대비 반려견 수 비율은 14.9%에 달한다. 한 집당 한 마리씩 반려견을 키운다고 가정하면 서울 열 집 중 한 집 이상이 반려견을 키우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조례 개정을 위해 여론을 수렴한 결과, 반대 의견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청원24 사이트에 올라온 ‘청계천 반려견 산책하게 해주세요’ 글에는 66명이 댓글을 달았는데 이 중 반대가 39개, 찬성이 7개였다. 비공개로 쓴 댓글은 20개였다. 이 글은 ‘요즘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족이 많은데 청계천에 반려견 산책이 왜 안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반대하는 시민들은 ‘산책줄에 걸려서 넘어지면 누가 책임지느냐’ ‘개 출입이 가능한 성북천, 정릉천만 가봐도 개똥·개털 천국이다’ ‘개물림 사고 위험 때문에 반대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찬성하는 시민들은 ‘요즘은 자기 반려견 배설물 다 잘 수거해간다’ ‘청계천은 모두의 것이고, 동물도 마찬가지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공개 댓글까지 확인한 결과 찬성이 20개, 반대가 46개로 반대 의견이 70%에 달했다”고 했다.

이에 서울시는 전면 허가 방침을 바꿔 수정안을 고민하고 있다. 동대문구 고산자교를 기준으로 유동 인구가 적고 산책로가 넓은 하류는 반려동물 출입을 전면 허용하되, 상류는 조건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류는 직장인이나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데다 산책로 폭도 좁아 목줄을 달고 배설물을 수거하도록 하는 등의 조건을 달아 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청계천 산책로는 폭이 3m 정도다. 지점에 따라 산책로가 좁은 곳도 있고 굽은 곳도 있다. 도심인 상류 쪽의 폭이 하류보다 더 좁은 편이다. 주변 직장인이나 관광객 등 하루 평균 4만4000명이 청계천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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