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中 전기차·배터리의 '품질굴기'

최경민 기자 2024. 6. 5. 04: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란 고정관념부터 깨야 한다."

한국산 전기차나 배터리가 품질을 앞세워 중국의 저가공세를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부터 없애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를 쓰는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한 것에 이어 전기차(100%), 배터리(25%) 등에 대한 관세 폭탄을 결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비야디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 /로이터=뉴스1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란 고정관념부터 깨야 한다."

최근 이차전지 업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한국산 전기차나 배터리가 품질을 앞세워 중국의 저가공세를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부터 없애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배터리부터 전기차 제조 능력을 모두 갖춘 BYD가 최근 선보인 '시걸'과 같은 제품만 봐도 이같은 우려를 이해할 수 있다. '시걸'의 가격은 1만 달러(약 1300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그런데 단순 초저가만 앞세운 게 아니다. 최근 CNBC는 '시걸'을 두고 "예상치 못한 품질과 기대 이상의 안정성을 갖췄다"고 비중있게 소개했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유럽운송환경연합(T&E)에 따르면 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19년 0.4%에서 지난해 8%로 늘어났다. 이 수치는 올해 11%를 거쳐, 2027년에는 20%에 달할 전망이다. 단순 가격이 싼 것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장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다.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를 쓰는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한 것에 이어 전기차(100%), 배터리(25%) 등에 대한 관세 폭탄을 결정했다. EU(유럽연합) 역시 관련 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규제'에만 기대서는 본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초저가에 괜찮은 품질까지 갖춘 중국 제품의 러시가 결국 관세 장벽을 무력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적잖다. 현대차와 배터리 3사는 꾸준히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가격 경쟁력 및 품질 개선을 추구하고 있지만, 중국이란 강적을 상대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정부가 책정한 예산이 '2028년까지 1172억원'에 불과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만 1조원 넘게 투입할 예정이다. BYD 등이 고성능 배터리를 먼저 장착해 품질 경쟁력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린다면, 우리 기업이 설 공간은 더욱 좁아질 것이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