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들 ‘중범죄’형사재판… 트럼프 이어 ‘사법리스크 암초’
탈세 혐의 재판도 9월부터 시작
美대선 판세, 사법리스크 변수
바이든-트럼프 지지율 초박빙
법정 나서는 헌터 바이든 부부… 아들 응원 나온 질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왼쪽), 헌터의 부인 멜리사(헌터 오른쪽)가 3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이날부터 헌터가 2018년 총기를 불법으로 구매하고 소유한 혐의의 재판이 시작됐다. 윌밍턴=AP 뉴시스 |
야당 공화당은 마약, 외국 기업과의 결탁 의혹, 난잡한 사생활 등으로 오래전부터 물의를 일으켰던 헌터가 부친의 후광으로 감옥에 가지 않았다고 공격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헌터의 추가 의혹이 드러나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11월 대선에서 맞붙는 두 후보가 본인이나 가족의 재판에 휩싸이면서 선거 불확실성도 커졌고, 양 지지층 간 대립도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바이든 “무한 신뢰”, 재판 지켜본 질 여사
법정 나서는 헌터 바이든 부부… 아들 응원 나온 질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는 같은 날 법원에 나와 헌터를 격려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아들을 무한 신뢰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윌밍턴=AP 뉴시스 |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은 재판 시작 첫날인 3일 이 사건의 유무죄를 평결할 12명의 배심원단을 선정했다. 이후 검찰, 헌터 변호인, 증인 등의 진술이 이어진다. 재판에는 2, 3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총기 불법 소유는 중범죄다. 3개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25년의 징역형에 더해 75만 달러(약 10억1250만 원)의 벌금까지 내야 한다. 다만 전과가 없는 초범이어서 실제 징역형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갖고 있다”고 헌터를 두둔했다. “나는 대통령이지만 아버지이기도 하다”며 동정론도 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이자 헌터의 의붓어머니인 질 여사는 이날 법정에 직접 나와 재판을 방청했다.
올 9월부터는 헌터가 2016∼2019년 4년간 최소 140만 달러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재판도 시작된다. 이 사건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헌터가 ‘아버지의 후광’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의 임원을 지내며 고액 연봉을 받았다는 의혹과 맞물려 있다. 바이든의 대선 가도에는 총기 소유보다 이 사건이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트럼프는 유죄 평결 범죄자”
NBC 뉴스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4일 불법 이민자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행정명령의 주요 내용은 불법 이민자가 일 2500명을 넘으면 국경을 폐쇄하고 1500명 이하로 떨어질 때 개방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일 불법 이민자 수는 4000명대여서 사실상 11월 대선 전까지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재임 시 국경장벽 건설을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양측의 사법 위험에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초접전 양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직후인 지난달 31일∼이달 2일 모닝컨설트 조사에서 ‘오늘 대선이 치러지면 누구를 뽑겠느냐’란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43%)을 1%포인트 앞섰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같은 질문으로 지난달 30, 3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2%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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