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13년을 꾸준히…동네사랑방 달군 문화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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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
여러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골목 곳곳에 흩어진 문화공간이 실핏줄처럼 연결돼 큰 대동맥을 이루는 모습을 떠올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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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고충 접하며 책임감 생겨
- 지역 12곳 소공연장 연합회 결성
- 7월 한 달간 매일 릴레이 공연도
- “어렵게 생각 말고 찾아주셨으면”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 여러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골목 곳곳에 흩어진 문화공간이 실핏줄처럼 연결돼 큰 대동맥을 이루는 모습을 떠올려보게 된다.
4일 국제신문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13년 동안 꾸준히 공연을 기획해 무대에 올린 김은숙(사진) 스페이스 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스페이스 움은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자리한 300㎡(90여 평) 규모의 카페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장·공연장과 카페로 구분돼 있다. 그동안 지역의 음악회·갤러리·인문학모임 공간 등으로 활용되며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장소로 평가돼 왔다.
김 대표는 2011년 공간이 문을 연 시점부터 코로나 팬데믹과 문을 닫았던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 13년간 매주 공연을 기획해 이곳 무대에 올렸다. 클래식 음악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많지만 재즈와 국악, 밴드음악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았다. 통상 2~6명의 연주자가 등장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15명이 나오는 큰 규모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관객은 30명~80명 선으로 장르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가 오랜 기간 공연 기획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 대표는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 공연을 기획했을 당시에는 너무 좋아했던 음악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면 뿌듯함도 더해졌다”면서도 “1년쯤 지나니 예술가들의 속사정도 알게 됐다. 이런 무대와 공간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절실하구나 느꼈다.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나중에는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책임감도 더해졌다”고 말했다.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다 보면 수익성이라는 ‘벽’을 만나기도 한다. 그는 “항상 이 곳을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가 딜레마다. 임대료와 공연료, 홍보비, 공연 컨디션 등을 준비하다 보면 오히려 적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연이 좋았다’는 칭찬 한마디면 힘들었던 것이 모두 날아간다”며 “이 공간을 충실히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실핏줄과 같은 작은 문화공간이 활발하게 지속된다면 대동맥과 같은 큰 공연장 운영까지 활발히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문화저변 확대를 위한 기반을 잘 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부산시의 문화공간인증제 등의 정책도 시행된다면 공신력이 더해져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중구의 게네랄 파우제, 북구의 무사이 등 12개의 소공연장 대표와 의기투합해 부산소공연장연합회를 꾸렸다. 현재 초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임기는 2년이다. 연임에 제한은 없다.
그는 “소공연장들이 각개전투를 하다 보니 힘에 부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연합회에서는 서로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하고, 홍보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 출연자의 공연을 여러 공간이 엮어 진행하기도 한다”며 “시너지가 많이 나고 있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소공연장연합회가 출범한 것은 사실상 부산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동네 근처에 있는 문화공간에 한 번 방문해 줬으면 좋겠다. 시민은 물론 부산시나 문화기관의 관계자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부산소공연장연합회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한편 부산소공연장연합회는 오는 7월 한 달간 매일 부산 전역의 42개 소공연장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펼쳐지는 ‘원먼스 페스티벌’을 연다. 자세한 공연 일정 등은 부산소공연장연합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각 공간에서 전화예매가 가능하다. 전석 1만 원. 예매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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