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지역금융그룹의 존재 이유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2024. 6. 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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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경제동맹 가교 가능…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
‘디지털 플랫폼’ 시범사업, 신공항 등 참여 기회 필요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얼마 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기업설명회(NDR)에 나섰다. 싱가포르와 홍콩에 있는 유수의 기관과 투자자들을 만나 BNK의 미래 성장전략과 주주환원 정책 등을 직접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BNK의 역할과 전략 방향성에 공감하고 많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BNK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마음 한편에서는,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예측할 수 없는 경쟁구도 속에서 BNK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이뤄나갈 것인지를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됐다. 이러한 고민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BNK의 기반이 되는 부울경 지역의 어려운 현실이 깔려있다. 지역경제의 성장 둔화뿐만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저출산(생)과 지역 인구감소, ‘부산은 노인과 바다밖에 없다’는 누군가의 탄식처럼 고령화도 난제 중의 난제다.

금융권 판도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출범 7년째를 맞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 고객은 4000만 명을 넘어섰다. 시중은행은 수도권 성장의 한계를 지자체 금고 유치 등 지역시장 공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곱 번째 시중은행 탄생과 제4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앞두고 시장의 의견도 분분하다.

BNK 내부적으로도, 경남은행 인수 이후 부산은행과의 양행체제가 장기간 지속된 데 따른 운영상의 비효율을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단순히 시중은행 전환의 문제가 아니라, 본연의 경쟁력 자체를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전통적 방식의 영업과 사업모델을 유지한 채 영업구역만 넓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변화와 혁신은 필연적이다.

BNK는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화 등 지역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개별 도시가 아닌 광역 단위, 즉 ‘메가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BNK금융그룹은 태생적으로 주요 영업 기반이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이다. 현재 추진 중인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을 위한 지자체 간 협업에도 BNK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발전을 위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부산금융중심지 활성화를 위한 산업은행 본점 이전 추진 이외에도, 가덕도신공항 개발과 북항 재개발 등 굵직한 지역개발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사업 규모를 감안하면 관급 금융기관과 대형 건설사들이 주축이 되겠지만, 지방화시대의 당위성에 공감한다면 지역금융기관과 지역 건설사들의 참여 기회도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 인구감소라는 부울경 지역의 최대 난제 해결을 위해서도 BNK는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너만 Solo 적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출산 장려를 위한 ‘BNK 아기천사적금’을 출시했다. 예비 부모뿐만 아니라, 다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생형 금융상품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한 지역기관과 다양한 사회공헌사업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 기술 확보와 창업 생태계 조성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의 모든 금융그룹이 스타트업 및 핀테크와의 제휴와 협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BNK도 지난해부터 ‘스토리지 B’라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지역 혁신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펀드 조성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 1월 250억 원 규모의 ‘스토리지 B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산업은행과 BNK, 부산시 등이 참여한 1010억 원 규모의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도 곧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역에서 조성하는 모(母)펀드로는 최대 규모다.

또한 시중은행이 배달서비스, 알뜰폰 등 비금융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 BNK는 지역민에게 특화된 동백전 플랫폼 운영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익 전액을 지역에 환원하는 사업이다. 최근에는 동백전 앱에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행정·공공서비스를 결합한 디지털 생활플랫폼인 ‘통합 시민플랫폼’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앞으로도 디지털 기반의 혁신금융사업을 지역민을 위해 계속 고민하고, 시중은행에도 뒤지지 않는 차별화된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과거 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지역균형발전과 지방화시대를 강조하는 이유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역금융기관의 설립 목적 자체가 지역을 위한 것이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BNK금융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은 지역금융그룹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지역민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금융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룹을 가장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시키고, 가장 편리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디지털 혁신에도 속도를 낼 것이다. 결국, 지역과 끝까지 함께 할 곳은 진정성 있는 지역금융기관일 수밖에 없다. 위기에서 기회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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