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변화의 진리를 받아들이는 지혜

경기일보 2024. 6.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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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세 칼럼니스트

무유정법(無有定法)은 불교 철학의 중요한 개념으로 모든 존재와 현상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세상 만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는 불교의 근본 사상인 무상(無常) 및 공(空)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연기(緣起)의 원리와도 관련이 깊다. 연기는 모든 현상이 서로의 인연과 조건에 의해 존재하고 변화한다는 원리다.

무유정법은 일상생활에도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것, 경험하는 것들을 고정된 실체로 알고 집착한다. 예를 들어 원하는 것을 얻고자 노력하지만 그것이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큰 실망과 좌절을 경험한다. 무유정법은 이러한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모든 것이 변하고 사라진다는 사실을 이해함으로써 더 유연하고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또 무유정법은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사람들도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임을 깨달으면 타인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다. 죽도록 사랑하는 마음의 유효기간은 2년이라고 한다. 그토록 갈망하던 사랑하는 마음의 유효기간이 고작 2년이라는 사실을 알면 상대를 이해하는 힘이 될 것이다. 이는 갈등을 줄이고, 더 깊고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정된 실체가 없으므로 세상은 항상 유지된다. 사시사철의 변화로 인해 자연은 비로소 생존할 수 있다.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고,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 소녀가 자라서 숙녀가 되고, 숙녀가 엄마가 된다. 무유정법은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정된 것에 집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다. 이렇듯 세상은 변하지 않으면 한시도 존재할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는 무유정법의 가르침이 더욱 중요해졌다. 기술의 발전과 빠른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과 마주한다. 이러한 변화는 때때로 혼란과 불안을 초래하지만 무유정법의 원리를 통해 변화에 적응하고, 고정된 것에 집착하지 않으며,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므로 삶을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해준다.

무유정법은 현대인의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종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변화하지 않는 고정된 것으로 여기고 그것에 집착하지만 무유정법을 통해 감정과 생각 역시 변화하고 사라질 수 있는 것임을 이해하면 더 큰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의 ‘고정관념’을 모르고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삶은 불행할 것이다.

무유정법은 단순한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실천적인 삶을 가르친다. 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고정된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이는 삶을 더욱 평온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서도 무유정법의 가르침을 통해 더 큰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지혜를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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