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무도 못간 달 뒷면서 토양 채취 성공… “보물찾기 끝났다”

이기욱 기자 2024. 6. 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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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궁전(蟾宮·달)에서 보물찾기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창어 6호는 고향으로 출발했다."

중국은 4일 자국 달 탐사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6호'가 달 뒷면 토양 채취를 마치고 지구를 향해 이륙했다는 소식을 전 세계에 타전했다.

CNSA에 따르면 창어 6호는 달 뒷면 'SPA(사우스 폴 에이킨) 분지'에서 드릴을 이용한 시추와 로봇 팔을 이용한 표면 채취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달 뒷면 토양 등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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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어 6호’ 샘플 싣고 25일 귀환 예정
거친 지형-통신 불가 등 악조건에도
中, 달 뒷면 착륙 이어 탐사도 앞서
형성과정 등 달 연구 새지평 기대감
4일(현지 시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 샘플 채취에 성공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임무를 마친 뒤 달에서 이륙하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중국 당국이 공개했다. 창어 6호는 이 샘플을 담은 캡슐을 싣고 25일경 지구로 귀환한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두꺼비 궁전(蟾宮·달)에서 보물찾기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창어 6호는 고향으로 출발했다.”

중국은 4일 자국 달 탐사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6호’가 달 뒷면 토양 채취를 마치고 지구를 향해 이륙했다는 소식을 전 세계에 타전했다. 중국은 2019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데 이어 이번 탐사에서 토양 샘플까지 채취한 세계 첫 국가가 됐다. 달 탐사에서 미국, 러시아 등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현재는 가장 앞서는 국가로 꼽힌다.

달 뒷면은 지구와 통신이 어려운 데다 지형도 착륙하기 적합하지 않아 그간 좀처럼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 채취한 샘플은 약 45억 년 전 달이 형성된 과정을 알아낼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채취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이날 “오전 7시 38분(현지 시간) 창어 6호가 채취 샘플을 싣고 이륙해 달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CNSA에 따르면 창어 6호는 달 뒷면 ‘SPA(사우스 폴 에이킨) 분지’에서 드릴을 이용한 시추와 로봇 팔을 이용한 표면 채취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달 뒷면 토양 등을 수집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토양 채취부터 포장까지 총 20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달 뒷면에는 태양 빛이 닿지 않는 음영 지역이 있어 지구와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다. 이에 창어 6호는 탐사선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임무를 수행하는 ‘스마트 신속 샘플링’ 기능을 탑재했다. 기기들도 문제 없이 작동했다. CNSA는 “창어 6호에 탑재된 카메라와 토양 구조 탐지기, 광물 스펙트럼 분석기 등이 제대로 작동해 탐사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며 “함께 탑재한 유럽우주국 음이온 분석기와 프랑스 라돈 탐지기 등도 정상 작동했다”고 밝혔다.

창어 6호는 샘플 채취를 마친 뒤 싣고 간 자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펼쳐 보이며 달 뒷면 탐사 경쟁에서 앞섰음을 과시했다. 창어 6호는 25일경 중국 북부 내몽골 지역으로 귀환한다.

●달 뒷면은 달 형성 과정을 푸는 열쇠

중국의 달 뒷면 착륙 및 샘플 채취는 중국의 우주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채취한 달 뒷면 토양 등을 지구로 무사히 가져온다면 달의 형성 과정 등 과학계의 오랜 미스터리를 풀어낼 가능성도 높아진다.

달은 항상 지구에 앞면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달 뒷면에선 지구와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다. 1969년 인류 최초로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아폴로 11호’를 비롯해 지금까지의 달 착륙이 주로 달 앞면에서 이뤄진 이유다.

중국은 달 뒷면을 바라볼 수 있는 궤도에 ‘통신중계위성’을 발사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창어 4호 발사 이전 통신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 1호’를 발사했고, 이번 창어 6호 발사에는 ‘췌차오 2호’의 도움을 받았다.

통신 외에도 달 뒷면 탐사는 여러 악조건이 많다. 일단 지형 구조가 착륙하기 어렵다. 넓고 평평해 ‘달의 바다’로 불리는 지형은 약 84%가 달 앞면에 있다. 뒷면은 태양빛에 노출되지 않아 탐사선은 ‘눈을 가린 채’ 착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달의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창어 6호가 착륙한 달 뒷면의 SPA 분지는 지름이 약 2500km로 달의 분지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된 지역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이곳이 운석 등이 충돌해 거대한 충격으로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SPA에는 달 앞면에선 깊이 파고들어 가야 닿을 수 있는 달의 맨틀(지각과 핵 사이 부분)이 노출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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