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수요 폭증에 ‘심해 유전’ 각광

강다은 기자 2024. 6. 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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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발견되면 장기 생산 가능
가이아나 인근 해안에 건설 중인 엑슨모빌사의 석유 채굴 플랫폼.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남미 가이아나, 중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의 ‘심해(深海)’에서 자원 개발이 한창이다. 이번에 석유공사가 시추 탐사를 하는 곳도 동해 영일만 일대 심해다. 심해는 수심 200m 이상 깊은 바다를 말한다. 지상에 비해 압력이 20배 이상 강하고 해저지형도 복잡해 천해(淺海) 수역보다 탐사가 까다롭다. 수퍼컴퓨터 등을 이용해 매장량과 지역을 파악하더라도 개발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변수가 많아 실패 확률도 높다. 그런데 왜 심해가 자원 개발의 각축장으로 떠오른 것일까.

최근 인공지능(AI) 붐으로 구전난(求電難)이 심화하면서 에너지자원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옛날 같으면 경제성이 부족해 개발하지 않던 심해 자원까지 큰 비용을 들여 개발할 유인이 생긴 셈이다. 특히 그간 탐사 및 시추 기술력과 노하우가 쌓였고, 심해 유전은 한번 발견되면 천해 지역보다 자원량이 많아 장기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최근 고유가 상황도 장기화하면서 시설 투자비 회수가 예전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로이터통신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심해 유전 개발 이후 6년 이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심해 유전에서 석유 채굴 시 탄소 배출량도 적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해외 여러 나라는 심해 자원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남미 ‘가이아나 광구’는 2015년 미국 엑손 모빌이 처음 발견했다. 이후 개발을 통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곳에서 나는 원유를 생산·수출하고 있다. 석유 매장량은 110억배럴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국 국유 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는 지난 3월 중국 최초로 심해 유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고, 캐나다와 브라질 등도 심해 유전 개발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오일 메이저 업체들의 투자와 기술 개발도 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는 “심해 유전 개발 비용이 내년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며 “2027년엔 개발 투자금이 1307억달러(약 186조원)에 달해 지난해보다 30%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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