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예수’, ‘윌느님’ 그 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았다···롯데 윌커슨, ‘올 시즌 첫 완봉승’, 막강 KIA 타선에 ‘KO승’
‘사직 예수’의 눈부신 역투에 선두 KIA의 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롯데의 외국인 에이스 에런 윌커슨이 이번 시즌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윌커슨은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안타 5개만 내주고 삼진 9개를 잡으며 무사사구 완봉승을 작성했다. 투구수는 108개였다. 프로야구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이 나온 것은 2022년 6월11일 KT 고영표가 롯데를 상대로 달성한 이후 2년 만이다.
롯데는 윌커슨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KIA에 6-0으로 이겼다. 지난달 21~23일 KIA와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던 롯데는 이후 다시 만난 KIA를 상대로 또 승리를 거두며 최근 강팀에 강한 면모를 계속 이어갔다.
그야말로 ‘윌느님’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윌커슨은 1회 1사 후 김도영에게 2구째 몸쪽으로 던진 141㎞ 커터가 그대로 공략당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나성범의 유격수 땅볼에 김도영이 3루까지 진루하며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최형우를 잡아내고 위기를 벗어났다.
2회와 3회에도 안타를 1개씩 내줬으나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은 윌커슨은 4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뒤 5회 1사 후 한준수에게 2루타,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윌커슨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다음타자 박찬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그 사이 홈으로 뛰던 3루 주자 한준수를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그리고 6회부터 9회까지 모조리 삼자범퇴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윌커슨의 역투에 타자들도 선발 전원안타로 힘을 냈다. 롯데는 1회초 1사 후 윤동희와 고승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빅터 레이예스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2회초에는 무사 1·2루에서 유강남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날려 4-0으로 앞서갔고, 이후 또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윤동희의 적시타까지 터져 5-0으로 달아났다. 8회초에는 손호영이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윌커슨은 롯데가 가장 믿는 선발 투수다. 3~4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2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5월 전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며 마치 예수처럼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6월의 첫 경기에서 눈부신 완봉승까지 작성하며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번주 두 번 등판하는 윌커슨은 9일 사직 SSG전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가는데 도전한다.
한편 이의리의 부상으로 이날 20개월 만에 선발 등판한 KIA 임기영은 4.1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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