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승착과 패착
이홍렬 기자 2024. 6. 5. 00:30
국내 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이창석 九단 / 黑 김다빈 二단 흑>
白 이창석 九단 / 黑 김다빈 二단 흑>
<제10보>(121~128)=패착(敗着)은 ‘패인이 된 결정적 악수(惡手)’를, 승착(勝着)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수’를 각각 지칭한다. 최고·최악의 수가 아닌, 승패 과정에서의 역할이 주안점이다. 그 수 이후 형세 역전을 겪으면 승착·패착 후보에서 빠진다. 이번 보에서 패착과 승착이 거의 동시에 등장한다.
흑 121이 이 바둑의 패착으로 규정됐다. 이 수로 인해 흑의 패배가 결정됐고, 착점 이후 형세 변화도 겪지 않았다는 뜻이다. 119와 120을 교환한 이상 121로는 참고 1도 9까지 우변을 확보해야 했다. 백이 10으로 살아야 할 때 13까지 정리했더라면 아직 갈 길이 창창한 형세였다(41). 121이면 124까지는 필연.
125 보강을 생략할 수 없을 때 상대 코에 갖다붙인 126이 백의 승착이었다. 여기서 흑이 127로 ‘가’에 젖히는 것은 참고 2도 8까지 바꿔쳐 백의 대승이다. 127로 둔 실전에서도 흑은 이미 이길 기회가 사라졌다. 126이 승착인 이유다. 128은 손 안에 들어온 승리를 즐기는 수. 흑이 ‘나’로 이으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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