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이게…교체 아닌 ‘대체선수’ 맞나
교체카드 지키는 꼼수 지적에
KIA “다 같은 조건…편법 NO”
KIA가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캠 알드레드(28)의 계약이 논란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교체 카드 차감 없이 새 외국인 투수를 데려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KIA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윌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알드레드를 총액 32만5000만달러(약 4억5000만원)에 영입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크로우는 팔꿈치 수술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졌다.
알드레드 계약 발표 당시에도 선수 경력이나 계약 규모가 ‘대체 선수급’은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앞서 SSG가 KBO 최초로 대체 선수로 영입한 시라카와 케이쇼는 총액 180만엔(약 1600만원) 규모였고, 프로 경험 없이 독립리그에서만 뛰었다. 알드레드의 경우 2022년 1이닝에 불과하지만 일단 메이저리그(MLB) 경험도 있고, 올 시즌도 AAA에서 꾸준히 활약하던 선수다. 단기 계약을 조건으로 내밀었다면 그가 KBO행을 선택했을지는 미지수다. KIA는 알드레드에게 11월 30일 계약 만료인 ‘풀 계약’을 안겼다.
이런 계약이 가능한 건 애초 대체 외국인 선수 규정에 기간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 부상이라는 진단서만 제출하면 그 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대체 선수를 쓸 수 있다. 외국인 선수를 아예 교체한다면 최대 2회인 교체 횟수가 차감되지만, 대체 선수의 경우 교체 횟수가 차감되지 않는다.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을 논의하던 당시 기간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없지 않았지만, 야구 시즌이 워낙 길고 부상 선수가 언제까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았다. KBO보다 먼저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운용 중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의 경우 8주 이상 대체 선수 신분으로 기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KIA가 대체 선수 신분의 알드레드로 시즌을 끝까지 치를 수는 없다. 외국인 선수 등록 기한인 8월 15일까지 신분을 전환하지 않으면 포스트시즌 때 기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 교체 카드를 쓰지 않고 KBO 무대에서 알드레드를 지켜볼 수 있는 것만 해도 이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구단 단장은 이날 통화에서 “그 정도 돈을 줬다는 건 대체가 아니라 교체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알드레드가 던지는 걸 보다가 더 좋은 선수가 시장에 나오면 그때 교체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투수난이라고 하지만 7월 이후 MLB 각 구단의 로스터가 정리되면 외국인 선수 시장도 지금보다는 풍족해질 공산이 크다. KIA 입장에선 교체 카드 2장을 쥐고 보다 여유 있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는 셈이다.
B구단 단장도 통화에서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다 보니 디테일한 부분들을 생각 못 한 것 같다”면서 “6주짜리 부상이라고 한다면 6주 진단에 맞게 일단 계약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이런 비판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IA 관계자는 통화에서 “크로우 부상 당시만 해도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대체 선수에게 3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건 구단으로서도 모험이었다”며 “애초에 6주 이상 부상이라는 조건만 있었지, 언제까지 쓸 수 있다는 조건은 없었지 않으냐. 다 같은 조건인데 편법이라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알드레드 계약으로 도드라진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 논란은 이번 달 단장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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