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59] 전현직 공직자 배우자 종합 특검법을 발의하라
남들과 다르게 차려입고
여러분 앞에 섰지만
난 평범한 여자일 뿐.
난 지금껏 변해왔죠.
내 삶을 버려둘 수 없어
선택한 자유.
이 모든 행운과 명예 모두
기대하진 않았지만
가질 수 있다면 갖길 원했어요.
그러나 환상일 뿐
내가 찾던 답은 세상이 아닌
여러분 속에 있었죠.
날 사랑해 주는 그대.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
-팀 라이스 ‘에비타’ 중에서
총선 후 민주화 유공자법을 단독 처리하는 등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종합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타인에게는 엄동설한, 자신과 가족에게는 봄바람’이라며 대통령 부인 의혹에 입 닫은 정부를 비난했다.
대통령이든 그 부인이든 자녀든, 권력 측근의 의혹은 밝혀야 한다. 그러나 3억원 이상의 국고 손실이 예상되는 법인 카드 유용 등 배우자의 혐의에는 함구하면서 자신도 면책특권을 톡톡히 누리는 사람이 야당 대표다. 그런데도 ‘특권도 성역도 있을 수 없다.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진리를 증명하겠다’고 말할 때 법안 발의자는 양심이 가렵지 않았나 보다.
민주당 집권 당시, 김정숙 여사가 3박 4일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인도를 단독 방문했을 때 든 비용이 약 4억원, 그중 기내식비만 6292만원이다. 전 세계 관광지를 섭렵한 해외 순방 48회의 실체, 대통령 기록물로 봉인된 그녀의 수많은 의상과 고가 액세서리 내역, 이혼 후 청와대에서 거주했던 딸이 태국으로 이주할 때 금전이 오갔다는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
세계적인 국가원수 영부인은 많았지만, 사치와 포퓰리즘으로 경제를 파탄 냈다는 원망을 받는 동시에 뮤지컬과 소설, 영화의 주인공 ‘에비타’로 사랑받았던 에바 페론, 구두 3000켤레 소유자로 유명했던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를 빼놓을 수 없다. 권력과 부정부패는 비례하기 쉽고, 대통령의 배우자는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자리다. 그렇다 해도 눈감고 귀 막았던 과거와 달리 화살을 쏘는 건 불공평해 보인다. 이참에 통 크게 ‘전현직 대통령 부인과 국회의원 및 고위 공직자 배우자 종합 특별검사법’을 발의, 통과시키면 어떨까.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