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국가채무비율 왜곡…경제부총리가 두 자릿수 만들라 지시”
[앵커]
문재인 정부의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GDP 대비 국가 채무비율 전망치를 고의로 축소, 왜곡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 악화를 우려해, 원래대로라면 세 자릿수인 국가채무비율을 두 자릿수로 낮추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년 전, 문재인 정부는 미래의 나랏빚을 추산하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추산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64~81% 였습니다.
[홍남기/당시 기재부 장관/2020년 9월 대정부질문 :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절대 규모 측면에서 굉장히 양호하고 재정 여력이 있다."]
하지만 거듭된 코로나19 추경 등으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수치 왜곡 의혹이 일었습니다.
[윤희숙/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2020년 국정감사 : "저거를 인위적으로 찌그러트려서 2060년에 80%가 나오게끔 만든 거죠. 저걸 장기 재정 전망이라고 어디 가서 내놓겠습니까."]
감사원 감사 결과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애초 기재부가 잠정 추산한 국가채무비율은 발표 수치의 2배 수준, 홍 전 장관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외부 지적 우려를 전했고, 이에 "논란을 관리하라"는 청와대의 의견 전달 후 전망치 축소 지시가 내려졌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입니다.
홍 전 장관은 "국민이 불안해한다"면서 두 자릿수로 끌어내리도록 했고, 기존의 추계 방식까지 바꾸도록 지시했습니다.
국가채무비율은 결국 당초안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 발표됐습니다.
[감사원 관계자 : "경보 알람이 너무 시끄럽다고 해서 그걸 꺼버리는 행동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로 인해서 장기 재정 전망의 객관성이라든가 정부의 신뢰가 훼손됐다라고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다만 정책 결정 사안인 만큼 직권남용 혐의 대신 공무원법 위반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홍 전 장관은 "두 자릿수 지시는 없었고 정책 판단의 영역일 뿐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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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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