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 앞에 성역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2024. 6. 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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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그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와 관련해 소환 필요성을 묻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밝혔다.

4·10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명품백을 포함한 김 여사 의혹 전반에 관한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하자 떠밀리듯 수사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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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에 민주당의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 발의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3/뉴스1
이원석 검찰총장이 그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와 관련해 소환 필요성을 묻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밝혔다. 우회적으로 김 여사 소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김 여사를 조사할지, 조사한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 여사에게 최재영 씨가 명품백을 건네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유튜브 채널이 게재했고, 이어 12월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검찰은 이후 5개월가량 별 조치를 하지 않다가 지난달에야 최 씨와 고발인 등을 조사했다. 4·10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명품백을 포함한 김 여사 의혹 전반에 관한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하자 떠밀리듯 수사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명품백 이외에도 최 씨가 김 여사에게 샤넬 화장품 등을 건넸고, 최 씨의 부탁으로 김 여사가 대통령실 관계자를 연결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이 역시 김 여사를 조사해야 사실관계가 정리되고 그에 따라 법리를 검토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검찰이 수사한 지 4년 이상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여사가 단순히 계좌를 맡긴 것인지, 아니면 주가조작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전주(錢主) 역할을 한 것인지가 쟁점이다. 권오수 전 회장 등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선 이미 1심 재판이 끝났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를 불러서 복잡하게 얽힌 금전 거래의 성격을 명확하게 확인해야 기소든 불기소든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검찰은 지금까지 김 여사에 대해선 한 차례 서면조사만 했을 뿐 소환은 하지 않았다. 용산의 눈치를 보느라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 것 아닌가.

검찰은 김 여사 수사와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되풀이해서 말해 왔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무슨 뜻인지 불분명한 원론적 발언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사해서 시시비비를 가려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제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의 팩트와 결론이 담긴 수사 결과를 내놓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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