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영]또 터진 도요타의 인증조작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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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일본 도요타의 준중형 코롤라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일본의 '국민차'이자 세계적으로 마이카 붐을 주도한 차로 평가받는다.
한 광고에선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를 위해'라는 카피를 넣어 화제가 됐다.
이랬던 코롤라에 일본 국민들이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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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토교통성은 도요타를 비롯해 마쓰다, 혼다, 스즈키 등 5개 업체가 자동차 성능시험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도요타의 경우 코롤라 필더와 코롤라 악시오, 소형차 야리스 크로스 등 현재 생산 중인 3개 모델과 크라운, 아이시스, 시엔타, 렉서스RX 등 과거 만들었던 4개 모델이 해당된다. 2014년부터 약 170만 대에 이른다. 이 중 코롤라와 아이시스는 일본 내수 전용이지만 나머지 모델은 해외로까지 팔려 나갔다.
▷도요타의 인증 조작은 여섯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충돌 검사 시 에어백이 자동으로 터지도록 타이머를 설치했다. 규정과 다르게 시험 차량의 무게를 조정해 충돌 시험을 했다. 보행자와 자동차의 충돌 시험에선 한 방향의 결과만 가지고 양쪽 방향에 모두 적용했다. 엔진 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컴퓨터 제어를 조정해 데이터를 조작했다. 국토성은 현재 생산 모델에 대해 출하 정지를 지시했고, 도요타는 공장 두 곳의 생산라인 가동을 6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도요타의 부정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상용차 자회사인 히노자동차가 20년 동안 배기가스와 연비 데이터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말엔 경차 전문 자회사 다이하쓰공업에서, 올해 초엔 디젤 엔진을 납품하는 도요타자동직기에서 인증 부정이 발각됐다. 국토성은 다른 업체도 이런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도록 했다. 일부 자회사의 일탈일 뿐임을 증명하고 싶었겠지만, 오히려 도요타 본사를 비롯해 일본 자동차업계 전체에 부정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만 드러나 버렸다.
▷2015년 독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벌어지자 외신들은 도요타의 ‘안돈 코드’에 주목했다. 안전과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작업자가 곧바로 생산라인을 멈출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효율 경영과 성과주의만 강조되고 사내 소통 문화가 경직되면서 도요타의 품질 우선주의는 빛이 바랬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도요타의 위기에 반사이익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품질 관리 시스템과 조직 문화 전반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브랜드 신뢰를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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